미국 기밀문서 유출 의혹의 피의자인 공군 주방위군 소속 일병 잭 테세이라(21)의 13일(현지시간) 체포 장면은 적군의 주요인사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기밀문건이 처음 유출된 온라인 채팅 대화방을 운영한 테세이라가 군인인 데다가 ‘총 애호가’로 알려지면서 만약의 있을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해 장갑차까지 동원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이날 오후 매세추세츠주 노스다이튼에 있는 모친 집에 테세이라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곧바로 집안으로 급습하지 않고 밖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에 그는 집 밖으로 나왔으며 이후 체포됐다고 이웃집 주민이 NYT에 전했다.
FBI가 기밀문서 유출 의혹 피의자를 체포하여 장감차에서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로이터
CNN 등 미국 방송사들의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테세이라의 체포과정을 실시간 중계했다.
당시 화면을 보면 빨간색 반바지와 올리브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의 테세이라는 아주 천천히 뒤로 걸어서 장갑차가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동 당시 양손은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있었다.
테세이라가 가까운 거리에 올 때까지 무장한 요원들은 장갑차 뒤편에서 엄폐하면서 차량 앞쪽으로 이동하지 않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테세이라를 장갑차 옆에서 체포하고 장갑차 뒤편으로 이동해서 간략히 인적사항 등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런 뒤 요원들은 다시 테세이라를 다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으로 데리고 갔고 이어 그 차량에 테세이라를 태우고 이동하면서 현장 상황이 종료됐다.
요원들은 체포 당시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공격용 소총을 휴대하는 등 중무장 상태였다. 또 하늘에는 정찰용 비행기도 비행하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경찰은 FBI의 체포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테세이라의 집이 있는 메이플스트리트 양쪽 끝을 막고 주민과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경찰들이 용의자 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한편 FBI는 최소 이틀간 테세이라를 감시하고 있었으며 애초 이날 테세이라가 출근하면 좀 더 통제된 상황에서 그를 체포하려고 했다고 CNN 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테세이라가 출근하지 않자 모친 집에서 FBI는 테세이라가 나오길 기다렸다.
테세이라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 등으로 볼 때 집에 다수의 무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집 안이 아닌 밖에서 체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뉴욕타임스(NYT) 기자들이 집 문을 두드리고 집 안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FBI의 체포 작전이 속도를 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테세이라는 모친과 부친 집 2곳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테세이라가 체포되기 직전에 자체 취재 등을 통해 기밀문건 유출 피의자를 테세이라고 특정하는 보도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