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의 지역 교도소에서 30대 남성이 사망한 가운데, 그의 가족들은 이 남성이 더러운 감방 안에서 빈대에 물려 숨졌다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라숀 톰슨(35)은 지난해 9월 13일 감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범죄로 수감된 지 약 3개월 만이었다.
부검 결과, 정확한 사인은 밝힐 수 없었지만 발견 당시 톰슨의 몸 전체에 작은 곤충으로부터 ‘매우 심한’ 물림을 당한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벌레는 다름 아닌 ‘빈대’였다.
그의 부검 보고서에는 얼굴과 상·하체에 전반에 반복적인 물림으로 인한 상처와 병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톰슨 가족의 변호사인 마이클 하퍼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톰슨이 빈대에 산 채로 먹혔다”며 “교도소 측은 구금 이후 몇 달 동안 톰슨의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알았지만 그를 돕지 않고 죽을 때까지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라숀 톰슨. 톰슨 측 변호사=WP
이 변호사는 “톰슨은 투옥되기 전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면서, 관련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톰슨이 숨진 채 발견된 당시 그는 오물과 빈대에 뒤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교도소 기록에도 숨진 톰슨을 발견했을 당시 감방 안이 너무 더러워 시신 수습에 나선 직원들이 방호복을 입어야 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톰슨 가족 측은 풀턴 카운티 감옥을 폐쇄하고 명확한 진상조사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또 병변이 있는 톰슨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그가 수감됐던 방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가족 측은 그가 겪은 학대를 설명하기 위해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교도소 측은 톰슨이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교도소 내 정신병동으로 옮겼는데 그 이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톰슨이 당초 감옥이 아닌, 정신과 치료가 절실했다고 분석했다.
풀턴카운티 교도소. FOX 뉴스 캡처
연방 법원에서 감옥 및 교도소의 의료 서비스를 모니터링하는 호머 벤터스 박사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감옥에 들어가면 실제로 필요한 정신과 치료뿐 아니라 꼭 필요한 의료 케어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조지아 애드보커시 오피스(GAO)’의 데본올랜드 법률 담당자는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가족과 소통도 힘들어 보석으로 풀려나기 어렵다”며 시설에 있는 동안 상황이 악화되어 형량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7년 법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감옥 수감자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정신 질환을 앓았다. 또 2022년 조지아 형사 사법 조정 위원회 연구에 의하면 주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자 중 정신 질환자의 비율이 비수감자 중의 비율보다 두 배 많으며,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의 수감 기간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두 배 이상 길다.
테리 노리스 조지아 셰리프 협회 디렉터는 AJC에 “셰리프들은 교도소 내 의료 및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도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톰슨의 형제인 브래드 맥크레 씨는 톰슨이 풀턴 교도소에 수감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톰슨은 약간의 정신 건강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라뱃 풀턴 셰리프국에 따르면 이들은 톰슨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교도소의 정신 건강 부서에 직원을 추가하고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감자 600명 이상을 다른 카운티로 이송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셰리프국은 “톰슨의 죽음은 더 나은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보람,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