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진(41) 씨는 자주 사는 중고 옷 판매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4인 가족 의류비 지출이 50% 이상 줄었다. 틴에이저 자녀뿐만 아니라 김씨 부부까지 중고 옷을 사고 트레드인 프로그램으로 신상품 구매에 할인 혜택도 받고 있다.
#. 옷장마다 가득한 옷을 정리한 최지나(37)씨. 가족들이 안 입는 옷은 쇼핑백 10개를 채웠다. 최씨가 온라인 중고 옷 할인점인 스레드업과 포쉬마크에 판매해 번 돈은 278달러. 최씨는 옷장 수납공간도 넓어지고 지구환경도 살리고 생활비도 벌어 일석삼조라고 밝혔다.
지속하는 고물가로 인해서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명품 중심이었던 중고 의류 판매가 중저가 브랜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 옷 할인점인 스레드업 보고서에 따르면 H&M,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 리바이스, 메이드웰, 어반아웃피터, 프리피플, 앤트러팔러지, 자라 등 중저가 브랜드가 중고 옷 쇼핑객들 사이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중고품 및 위탁 플랫폼 업체인 글로벌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8개 패션 브랜드가 재판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는 2021년보다 244%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데이터의 닐 손도스 대표는 “전통적인 소매업체가 재판매 부문에 진입해 중고 옷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고품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아 판매 업체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H&M은 지난달 스레드업과 협업해 중고 옷 판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메이드웰은 자체 온라인 중고 옷 사이트에서 최대 7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트레이드인(trade-in) 프로그램을 통해 신상품 20달러 할인도 제공한다. 노스페이스도 리뉴드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파카, 재킷, 방한복을 판매한다.
리바이스는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으로 중고 옷을 5달러에서 최대 30달러까지 보상해준다.
최대 규모의 온라인 중고 옷 할인점 스레드업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는 3만5000개 이상으로 소매가격의 9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스레드업에서 쇼핑하는 이지연 씨는 “핸드백, 스웨터, 운동복 등을 10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다”며 “자라 핸드백을 35% 할인해서 6달러에 샀다”고 말했다.
스레드업의 경쟁사 포쉬마크 경우 자라, 제이크루 등이 명품을 제치고 지난 3월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였다.
포쉬마크의 클로이 배퍼트 구매관리 담당자는 “중저가 브랜드가 트렌드가 빠르고 소셜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최신 패션 스타일 제품을 바로 선보이고 있다”며 “중고의류로 가장 인기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2023 스레드업 재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옷 시장은 2027년까지 거의 2배로 성장해 35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5배 성장했고 올해 26%, 내년 33%에 이어 2027년까지 9배 성장해 시장 규모가 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스레드업의 제임스 레인하트 CEO는 “소비자가 먼저 지구와 기후 문제를 인식하면서 재판매가 상승했다”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중고 옷 시장이 성장했고 가격 역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고 옷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Z세대다. 지난 1년 동안 산 의류 3개 중 하나는 중고 옷으로 나타났다.
22일 지구의 날이 다가오면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는 중고 옷 쇼핑 팁 관련 게시물이 넘치고 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