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의 걸작 조각 작품 다비드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포르노’라는 일부 학부모 항의로 쫓겨난 플로리다 학교의 교장이 이번 주 이탈리아 북부 피렌체를 찾는다.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클래식 스쿨’의 호프 캐러스킬라 전 교장이 오는 29일 피렌체의 베키오 궁전에서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안사(ANSA)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지난달 다비드상 사진을 초등 6학년 ‘르네상스 미술’ 수업에 교재로 썼다가 ‘포르노를 보여줬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로 캐러스킬라 교장이 사직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비드상 소재지인 피렌체 시장은 발끈했다. 나르델라 시장은 “예술과 포르노를 혼동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모욕적인 일”이라며 “누드는 예술의 일부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검열이 아니라 예술의 역사가 무엇이며 문명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는 진지한 교육”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달 다비드상 외설 논란이 전 세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자 나르델라 시장은 캐러스킬라 교장을 직접 피렌체로 초청해 도시를 대표해 표창을 수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러스킬라 교장은 피렌체 시장의 초대를 수락했다.
다비드상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가이자 화가 미켈란젤로(1475-1564)의 대표작이다. 1504년에 완성된 대형 대리석 조각상으로 구약성서 속 소년 영웅 다비드(다윗)가 돌팔매로 블레셋 거인 장수 골리앗을 물리치기 직전의 모습을 위엄있게 표현했다.
나체로 표현된 다비드의 다부진 체격, 긴장과 결의에 찬 표정, 물 흐르듯 균형 있는 자세 등으로 당대부터 큰 호평을 받아 피에타(1499년)와 함께 젊은 미켈란젤로를 거장 반열에 올린 작품으로 평가된다.
높이 5.17m에 달하는 다비드상은 피렌체 베키오 궁전 입구에 세워졌으나, 지금은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