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도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을 별로 식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5일 발표한 4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25만3천 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 개 증가)를 크게 상회한 결과다. 지난 3월 증가폭(16만5천 개)도 훨씬 뛰어넘었다.
업종별로는 전문사무서비스(4만3천 개), 보건의료(4만 개), 레저·접객업(3만1천 개) 등의 순으로 일자리를 많이 늘렸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연쇄 붕괴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업 또한 일자리가 2만3천 개 증가했다.
다만 노동부는 지난 2월과 3월 비농업 일자리를 각각 7만8천 개, 7만1천 개 하향 조정해 2∼3월 일자리 증가폭을 종전 발표보다 총 14만9천 개 줄였다.
실업률은 3.4%로 전월(3.5%)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3.5∼3.6%)를 하회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지난 1969년 이후 54년 만의 최저치 타이 기록이다.
또 전체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4.4% 각각 상승해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4월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폭은 지난해 여름 이후 가장 컸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2%)도 훌쩍 넘었다.
이날 발표는 지난 1년간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3월부터 본격화한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의 연쇄 위기, 높아지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서는 뜨거운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할 가능성에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틀 전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향후 동결과 추가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뒤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빡빡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