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독서클럽 모임이 둘루스 도서관에서 있다고 해서 도서관을 모처럼 찾아가 보고 놀랐다. 내 기억 속의 익숙한 도서관은 사라지고, 새시대에 맞게 변한 도서관의 모습과 기능이 놀라웠다. 독서클럽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여기서는 공립 도서관의 변한 모습을 소개하려 한다.
은퇴하고 애틀랜타에 온지 십년, 여기와서 처음에는 카운티 도서관에 가서 카드도 만들고, 책도 빌려 오기도 했지만, 도서관에는 차츰 발을 끊고 살았다. 그러다가 모처럼 찾아간 도서관은 새로운 주소에 새 건물, 자연 햇볕을 이용한 밝은 조명, 도서관의 다양해진 기능을 알고 놀랐다.
도서관 카드를 만들려고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이 안보여, 이름표를 가슴에 단 여자에게 물었다. “도서관 카드를 만들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돼요?” “제가 만들어 드리지요. 이리 오세요.” 그 여자는 구석에 받침대 위에 있는 컴퓨터를 작동하며 서서 금방 나와 아내의 도서관 카드를 만들었다. 전통적인 옛날 프론트 데스크, 카드를 만들고 질문을 받고, 도서관 물건이 나가고 들어오는 출입문 옆 데스크에 앉아 있던 프론트 데스크는 사라졌다.
미스 아이리스 최(Iris Choi)라는 한국인 사서가, 본토 한국말로 도서관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미스 최는 한글 책들이 있는 책장을 소개했다. 신간 한국소설들, 번역된 책들이 있었다. 아내와 나는 책 3권을 골라, 입구에 있는 작은 받침대에 그 책들을 쌓아 놓고 새로 만든 카드를 삑 스키해서 대출절차를 마쳤다. 한국 책도 수요가 늘면 더 많이 늘릴 것이라며, 옆자리에 많은 중국책들을 보여주었다. 도서관에는 한국인, 중국인, 인도인 등 다민족 사서도 보인다.
읽는 책들, eBook, 듣는 책들, 영상으로 보는 자료들이 진열된 책장에 많다. 전통 도서관은 읽는 책들 위주였으나 오디오로 듣는 책들이 많아 진 것, 그리고 영상으로 보는 자료들(Digital Resources)이 많은 것이 달라진 모습이다.
창조하는 작업실 (The Creative Studio)이라는 생소한 공간이 보였다. 창유리 안에 재봉틀이 테이블위에 보였다. 재봉기술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재봉기술을 배웠으면 하고 있던 차라, 신청을 하고, 연락을 받고 가서 생전 처음으로 배웠다. 도우미가 일러주는 대로 작동법을 배우고, 가져간 바지단을 줄이고, 셔츠의 팔길이도 줄였다. 도서관에서 재봉을 배우다니, 놀랍다. 플라스틱 공룡 모형이 작업실에 진열되었고, 그것은 3 디 프린트가 만든 것으로 말로만 듣던 3 디 프린트 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디지털 영상 작업실이 (The Digital/Recording Studio) 보인다. 영상 작업 실에서는 카메라, 영상 편집, 유튜브 만들기, 음향 기록과 편집을 할 수 있고 배우기도 하는 작업실이다. 나도 언젠가는 와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 영상 작업실 역시 미리 신청하고 도우미가 연락하는 날 와서 도움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가 여러 대 설치된 장소가 따로 있어 몇 사람들이 정보도 찾고 글도 쓴다. 프린터가 있어 문서를 프린트할 수도 있다. 프린트엔 수수료가 붙지만, 상업용 프린트 보다 저렴한 실비이다.
유치원과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코너엔 학습놀이들이 있고, 고학년 코너엔 그들에게 맞는 책들과 게임물들이 있다. 햇볕 드는 유리창 밖에 꿀벌 집을 만들어 방 안에서 꿀벌 집 속을 유리창으로 관찰할 수 있어 드려다 보니, 꿀벌들이 기어 다니고, 육각형의 집들, 저장된 꿀과 여왕벌도 보인다.
100명 넘게 모일 수 있는 큰 회의실, 십여명이 모이는 작은 회의실도 있다. 회의실은 평소에는 책 읽고 놀이하는 공간이지만 회의가 있을 땐 이동 벽들로 막아 회의실을 만든다. 회의실 이용은 상업용 모임은 허락되지 않으며,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약간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한인 독서 클럽도 큰 회의실에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는다.
도서관 카드를 가진 사람은 공식적으로 도서관을 열고 닫는 시간 외에도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게 제도화하여 시민들이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공부방도 여기 저기 작은 방들도 있고 넓은 공간이 창가에도 있다.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영화들, 옛날 명화도 도서관이나 집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도서관 카드를 이용하여 “kanopy”라는 웹을 깔면 집에서 내 컴퓨터로 볼 수 있다고 하기에 집에 와서 웹을 깔고, 일본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일본 말을 못 알아들어 영어 자막을 읽는 것이 불편했지만 영화를 즐겼다.
귀넷 카운티 안에 여러 도서관이 있고, 영어 클래스, 다문화체험, 패스포트 신청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도서관도 있다고 한다. 도서관에 가 보고 도서관이 옛날 도서관이 아닌 새로운 기능의 도서관으로 변한 모습을 보며, 나도 변하는 것들에 적응해야 잘 생존하고 그러려면 새로운 것들 배우는 것에도 도전해가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