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화형 인공지능(AI)이나 짧은 동영상,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 젊은 사용자들에게 더 친숙한 요소들을 검색 결과에 포함하는 변화를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는 구글이 지금까지의 나열식 검색 결과로는 쉽게 답하지 못했던 이용자의 질문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내부 문건을 인용해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의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춰 검색엔진을 더욱 “시각적이고, 쉽게 소비할 수 있고,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런 변화를 위해 더 많은 사용자의 목소리를 모으고 지금껏 웹사이트들을 지원해온 것처럼 콘텐츠 제작자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대화형 AI 기능을 탑재한 구글의 새 검색엔진 기능(프로젝트명 ‘마기’)은 이달 10일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 자체적으로 추가 질문을 제시하거나 검색어와 관련된 틱톡 동영상 등의 시각 자료를 띄우는 일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구글 검색 결과에 포함되고 있는 온라인 포럼 게시글과 짧은 동영상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외관이나 검색 방식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덕분에 광고 영업은 안정적이었고, 연간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천620억달러(약 213조5천억원)에 달했다. 아직도 구글은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에서 이뤄진 검색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공룡’이다.
그러나 AI 챗봇과 틱톡 같은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이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관심을 가져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구글 경영진은 검색 결과로 내보낼 ‘활성화된 웹사이트’의 숫자가 최근 몇 년 동안 정체 상태라고 강조해왔다.
이제 인터넷 이용자들이 식당부터 업무 효율성 향상법에 이르기까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오픈AI사의 챗GPT가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에 탑재돼 사용자와 확장된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해졌고, 대화형 AI를 쓰는 다른 소규모 검색엔진들도 보다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구글의 ‘인터넷 관문’ 지위에 도전장을 내기 시작했다.
구글은 변화를 결심했지만, 대화형 AI의 불완전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챗GPT를 활용한 MS의 빙은 올해 초 허위 답변 등 실수와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인 바 있다. MS는 이 기능이 아직 개발 중인 상황이라며 개선에 나섰고, 빙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챗GPT를 채택한 이후에도 3%에 못 미치고 있다.
구글 경영진은 대화형 AI 기능이 출처 표시 등의 문제로 외부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곤란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구글은 I/O에서의 신기능 공개를 앞두고 최근 직원들을 대규모로 불러 마기를 테스트했다고 WSJ는 전했다.
구글 검색 결과에 ‘사용자 제작 콘텐츠’ 비중이 늘면서 생길 문제 역시 존재한다. 틱톡 같은 플랫폼이 거짓 정보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WSJ는 구글이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의 정의를 구체화할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용자가 콘텐츠를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 출처 확인과 내용 이해를 도울 도구를 제공하는 것 역시 향후 전략에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