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노린 범죄 증가…”증오범죄로 가중 처벌해야” 목소리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교포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간 미국 내에서 증오 범죄 등으로 한인이 희생된 사건들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7일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30대 한국계 부부 조모씨와 강모씨, 이들의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다.
또 부부의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당일 병원으로 옮겨진 뒤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일가족은 모두 미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현지 한인 매체는 조 씨와 강 씨가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 가족이 지인과 생일파티를 마친 뒤 쇼핑몰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조 씨 부부 지인의 말을 빌려 전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마우리시오 가르시아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인종주의와 관련된 수백 개의 게시물이 확인되고 그의 옷에 ‘RWDS'(Right Wing Death Squad, 우익암살단)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범죄가 백인 우월주의 등에 의한 혐오·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오범죄는 소수 인종, 동성애자,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이유 없는 증오심을 갖고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과거 한인 또는 아시아인이 희생된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증오범죄로 규정됐으나 여전히 이들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21년 3월 16일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백인 총격범이 스파 2곳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졌다.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고 이 중 4명이 한인이었다.
범인 로버트 애런 롱은 지난 2021년 7월 조지아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아시아계 여성 2명과 백인 남녀 2명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직후 롱은 풀턴 카운티로 이송돼 이곳 법원에서 한인 4명 살해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지역 검사장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1년 전에도 이번 총기 난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댈러스 코리아타운 미용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한인 3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흑인 남성인 범인 제러미 세런 스미스는 미용실로 들어와 주인과 종업원, 손님 등 한인 여성 3명을 총으로 쏘고 도망쳤으며 피해자들은 팔과 발 등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댈러스 검찰은 스미스를 특수폭행 7가지 혐의에 증오범죄 혐의를 가중해 기소했다.
한인 등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했다.
아시안 증오 사건 신고 사이트 아·태계 증오를 중단하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코로나19 가 본격화한 2020년 3월 19일부터 작년 3월 31일까지 신고 기준으로 아시안 대상 증오 사건은 1만1천467건이 발생해 하루에 15건 이상 발생한 셈이었다.
이 중 한인 대상은 1천835건(16%)으로 중국계(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불과 1년 만에 한인이 희생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댈러스는 텍사스주 북부에 있는 주의 중심 도시로 2021년 기준 인구는 128만여명이다.
텍사스주의 주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텍사스주에는 한인이 14만6천여명, 댈러스와 그 근교 지역에는 3만7천383명이 살고 있다.
댈러스 지역의 한인 중에는 의사, 에너지 전문가 등 전문직들이 상당수 거주하며 청소업과 건물 임대업 등의 사업으로 성공한 한인들도 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