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 가진 음악가 되고파”…NYT와 인터뷰
“아티스트, 유튜브 조회수 아닌 작품 진정성으로 평가받아야”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올가을 미국 유학에 나선다.
10일 임윤찬의 소속사 목프로덕션에 따르면 그는 보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음악대학인 뉴잉글랜드음악원(NEC)으로 유학을 준비 중이다.
임윤찬은 10일부터 3일간 이어지는 뉴욕 필하모닉과의 협연에 앞서 가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 가을 NEC 편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윤찬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재학 중이다.
만 12세 때부터 임윤찬을 가르쳐 온 손민수 한예종 음악원 교수가 올 가을학기부터 NEC에 교수진으로 합류하면서 스승을 따라 유학에 나서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압도적인 기량과 음악성으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해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선보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영상은 9개월만에 유튜브 조회수 1천만뷰를 기록하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반클라이번 콩쿠르서 연주하는 임윤찬 ⓒ반클라이번콩쿠르/목프로덕션 제공
NYT는 임윤찬이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엄청난 팬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본인은 외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며 심지어 자신에게 음악적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임윤찬은 지난해 콩쿠르 수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배울 게 많다”며 자신의 꿈은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교수는 NYT에 “처음엔 조금 조심스러워했지만, 곧바로 엄청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는 매우 겸손하고 악보를 공부하는 학생이며, 표현을 과하게 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손교수는 코로나19 탓에 4년마다 열리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가 1년 연기돼 임윤찬이 출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대회가 아닌 공연으로 생각하라”며 도전을 권유했다.
임윤찬은 대회를 앞두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하루 20시간씩 연습하고, 한국에 있는 손 교수에게 녹음본을 보내 지도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콩쿠르가 “잘 될 수도 있고,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쏘며 끝날 수도 있는 러시안룰렛 같은 게임이라는 걸 알았다”며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NYT에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고 있다. 목 프로덕션 제공
오늘 5월10일 부터 12일까지 3일간 뉴욕 필하모닉과 첫 협연을 갖는 임윤찬은 이번 공연이 특히 의미 깊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3~1989)와 뉴욕 필하모닉이 1978년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1천번은 들었다며 자신의 우상 중 한 명인 호로비츠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돼 긴장된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그러면서 아티스트란 유튜브 조회 수가 아닌 작품의 진정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저를 아티스트라고 정의하긴 조금 어렵다. 저는 빅뱅 이전의 우주와 같다”며 “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뉴욕필 협연은 반 클라이번 결승곡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이번 연주는 특히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맞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자신이 협주곡 3번을 초연한 뉴욕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마련돼 전 세계 클래식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틀랜타 중앙일보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