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종료 모국 방문 급증·우크라 전쟁 때문
다음 달 6년만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둘루스 박모씨. 직장에 휴가를 내고 남편과 일정을 조율하며 1월부터 미리 한국행 티켓을 샀다. 서두른 게 무색하게도 대한항공 인천 직항 일반석을 3000달러 넘게 주고 구매했으나, “계속 오르는 항공료를 생각하면 3000달러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현재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6월 1일~7월 1일 애틀랜타-인천 왕복 일반석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직항 기준 가장 싼 항공권 가격이 3800달러가 넘는다.
둘루스 JC여행사의 김 매니저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행사에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본 한국 왕복 티켓 중 가장 가격이 비싸다”며 팬데믹 전후로 한국행 항공료가 꾸준히 올라 올여름 성수기 가격이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 한국행 비행시간이 40여분이 추가되어 승객을 전처럼 많이 태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김 매니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4~5월 팬데믹이 수그러들면서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해 항공료가 굉장히 높았다.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해는 가격이 낮아졌고, 이달 중순부터 성수기이기 때문에 지금 체감상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항공료 인상 요인에 대해서도 “팬데믹이 끝나고 모국 방문 수요가 여전히 몰리는데다 항공권 예매 시기가 5~10년 전에는 보통 여행 3개월 전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 여행 6개월 전으로 앞당겨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인천 노선은 미국에서 가장 긴 한국행 노선으로, 운항 원가도 그만큼 비싸다. JC여행사에 따르면 올해 비수기 가을 시즌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 티켓보다 애틀랜타발 티켓이 약 800달러 이상 비싸다.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모국방문 수요가 몰릴 것을 고려한 한인들이 올해 더욱 일찍 티켓 확보에 나섰다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둘루스 미주여행사의 헬렌 김 대표는 “올해 여름 성수기 티켓값은 보통 3500달러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라며 “마일리지 항공권은 1년 전부터 예매에 들어가고, 여름 방학 시즌에 맞춰 가려는 한인들은 작년부터, 늦어도 몇 개월 전 예매를 마쳤다”고 전했다.
항공권 가격은 한국행뿐 아니라 미국 국내선을 포함, 전반적으로 모두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료는 전년 대비 17.7% 상승했으며, 2022년 여름 이미 2021년보다 23.6% 올랐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