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출근 의무화 기업 42%
3개월 전보다 오히려 7%P ↓
미국의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3년여만에 종료됐지만, 각 기업 직원의 사무실 복귀는 절반 수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기업 정보업체인 스쿠프 테크놀로지의 통계를 인용해 조사 대상 기업 4500개 중 58%가 여전히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직원들은 평균 2.5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5일 근무 중 절반 정도만 사무실에 나온다는 이야기다.
특히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기업의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한 기업은 42%로 3개월 전의 49%에서 7%포인트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확산한 재택근무가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고용시장의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로버트 새도 스쿠프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 기업들은 굳이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압박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가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각 지자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무실 공실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재산세 등 세수 감소를 부르는 한편, 각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식당 등 중소규모 사업자들의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연구단체 WFH 리서치에 따르면 뉴욕에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 직원이 1명 늘어날수록 지역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연간 4천600달러(약 620만원)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사무실 공실은 결국 공립학교와 서민 주거 지원 등 다양한 사업 예산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위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애덤스 시장은 사무실 복귀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2000년 이전에 건설된 사무용 건물이 리모델링을 할 경우 세금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무용 건물주나 지자체들의 희망대로 사무실 복귀가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은행 등 금융업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주도했지만, 주5일 출근제로 복귀한 업체는 20%에 불과하다.
새도 CEO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반화되고 있다”라며 “기업과 직원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라는 절충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