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국 록그룹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이 쓰다 박살 낸 기타가 59만6천900 달러에 팔렸다고 BBC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뉴욕에서 이날까지 사흘간 경매를 진행한 줄리언스 옥션은 이 기타가 6만∼8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낙찰가는 그 10배에 가까웠다고 BBC는 전했다.
1994년 27살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코베인은 공연 중 기타를 망가뜨리는 퍼포먼스로 잘 알려져 있다.
줄리언스 옥션의 코디 프레데릭은 AF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관객은) 무대에 선 그가 화가 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가 악기를 다루는 방식에서 그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검은색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는 1990년대 초 너바나의 대표 앨범 중 하나인 ‘네버마인드'(1991)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코베인이 부순 기타다.
이후 부서진 조각을 다시 맞춰 놓았지만, 연주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타에는 너바나 멤버 3명이 은색 매직으로 쓴 서명과 함께 코베인이 함께 음악을 만들던 마크 래니건에게 보내는 헌사가 적혔다.
코베인은 “안녕, 마크 사랑해, 너의 친구 커트(Kurdt) 코베인”이라고 적었다. 코베인은 본인의 이름인 커트(Kurt)의 철자를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았다.
줄리언스 옥션에 따르면 코베인은 네버마인드 앨범 출시 후 북미 순회공연을 하던 1992년 이 기타를 래니건에게 줬고, 래니건은 작년 별세했다.
기타를 경매에 내놓은 사람의 이름은 토니 팔머였고,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코베인이 갖고 있던 기타들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경매에 부쳐졌다.
2년 전에는 전설로 남은 1993년 ‘MTV 언플러그드’ 공연에서 코베인이 사용했던 기타가 60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코베인의 기타 외에도 엘비스 프레슬리와 프레디 머큐리, 재닛 잭슨, 돌리 파튼 등 음악계 거장들이 소장했던 물품들도 함께 출품됐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