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스크린이 성향 파악, 맞춤형 광고 보내기에 활용
“개인정보 제공하면 55인치 TV가 공짜예요.”
개인정보 공유에 동의하면 55인치 TV(사진)를 무료로 제공하는 업체가 과도하게 정보를 수집해서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트업 TV 제조업체 텔리(Telly)는 최근 사용자 동의 하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맞춤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1000달러 상당의 55인치 스마트 4K TV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는 올 여름까지 총 50만 대를 1단계 배포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텔리의 TV는 55인치 스크린 하단 사운드바에 광고용 스마트 스크린이 붙어있다. 스크린이 2개다.
텔리는 사용자가 사전 제출한 개인 정보와 TV 시청 습관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게 수익 구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개인정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텔리가 사용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정보 수집 항목이 필요 이상으로 포괄적이며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텔리의 수집 대상인 개인정보는 연락처, 보유한 자동차 브랜드, 리스 만기일, IP주소, 정치 성향 등 필수 사전 정보부터 구매 항목, 클릭한 버튼, 사용 빈도, 시청 습관 외에도 매우 광범위하다.
또한 TV는 영상 통화와 피트니스 기능을 위한 모션 인식 카메라와 TV를 몇 명이 시청 중인지 감지하는 센서도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텔리는 모든 데이터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사용 중 개인 정보 공유를 더 원치 않으면 TV 사용이 중단되고 TV를 반품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텔리 측은 “다른 업체들은 이미 소비자들의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한다”며 “이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우리는 고객의 허락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업체가 TV 구매가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합리적 선택인 것처럼 현혹해 소비자들의 정보를 갈취하는 것이라고 지적도 제기됐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