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한 40대 남성이 오리 가족이 길을 건너는 것을 돕다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40대 남성 케이시 리바라는 지난 18일 오후 8시쯤 캘리포니아주 록클린의 한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오리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한 뒤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운전 중이던 케이시는 교차로에서 오리 가족들이 길을 건너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이들이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왔고, 새끼 오리들이 연석을 넘지 못하자 직접 들어 올려주기도 했다.
이들이 길을 건너는 동안 다른 운전자들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고, 심지어 녹색불로 바뀌고 난 뒤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오리가족을 안전하게 이동시킨 케이시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려다 갑자기 튀어나온 차에 치어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지 경찰은 성명을 통해 “케이시가 교차로에 있을 때 17세 운전자가 그쪽으로 향했고, 이 운전자는 도로에 있던 보행자를 쳤다”고 말했다.
길 건너려던 오리 가족을 돕다 차에 치어 숨진 40대 남성 케이시 리바라와 가족들. 고펀드미 페이지 캡처
케이시의 사연은 미국의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도 올라왔다.
유족들이 올린 글에 따르면 사고 당시 케이시는 수영 강습을 마친 자녀들을 차에 태우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는 11살 딸과 6살 아들을 두고 있으며, 가족들을 무척 아끼는 가장으로 최근에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이 페이지엔 1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해 8만7천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숨진 케이시를 추모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 임시 추모비와 고무 오리, 꽃다발을 놓아두고 있다.
현예슬(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