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공화 경선 양강 구도…머스크 후원은 ‘양날의 검’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2024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23일 NBC 방송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디샌티스와 머스크가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후 6시 트위터의 음성 대화 플랫폼인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공동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디샌티스 주지사측은 이 행사에 맞춰 캠페인 공식 영상을 공개하고 후보 등록도 할 방침이다.
24일부터 26일까지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포시즌스 호텔에서 고액 기부자들과 모금 행사도 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29일) 이후에는 핵심 공략 주들을 돌며 본격적인 경선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식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공화당 경선이 확실한 양강 구도를 갖추게 됐다.
지금까지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잇단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선두로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조사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합하는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기업가 비백 라마스와미 등이 경선 출사표를 던졌다.
NBC는 “머스크와 함께하는 출마 선언은 디샌티스 지지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1억4천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머스크는 보수 진영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위터 인수 과정을 비롯해 종잡을 수 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양산하고 있는 머스크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은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장기적으로 정치적 약점이 될 수 있어 양날의 검과 같은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표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트위터에서 ‘2024년 론 디샌티스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머스크는 그러나 이날 열린 월스트리트저널 CEO 회의에선 디샌티스 출마 선언과 관련해 “소셜 미디어에서 이런 큰 발표가 이뤄지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면서도 “대통령 후보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는 공화당의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관심있는 것은 미래이고, 다시 이기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와 머스크는 지난 2021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정보통신(IT) 기업인들과 저녁 모임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디샌티스 주지사측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트위터를 디샌티스 캠페인의 핵심 근거지로 삼는 전략도 고려중이라고 NBC는 덧붙였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확실하게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해 갔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이 끝난 다음해인 2021년 1월 극렬 지지자들의 ‘1·6 의회 난입 사태’를 거치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을 영구정지당했다.
다만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이들 계정은 다시 복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