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에 집착해온 미국의 40대 백만장자 사업가가 이번엔 17살 친아들의 피를 수혈받았다. 젊음을 되찾기 위해 혈장을 기부받는다는 이 사업가의 행위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과학적”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45)은 자신의 신체 나이를 만 18세처럼 되돌리겠다는 ‘꿈’에 매달려온 인물이다.
그는 최근 몇달 사이에도 익명의 젊은 기부자에게 혈장을 수차례 수혈받았다. 지난 4월엔 친아들인 17살 텔메이즈를 텍사스 댈러스의 한 의료 시설로 데려갔다.
미성년자인 텔메이즈는 몇시간 동안 이곳 침대에 누워 1리터가량의 피를 뽑았다. 이는 텔메이즈 전체 혈액량의 5분의 1 정도로 추정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분석했다.
텔메이즈의 피에서 분리된 혈장은 곧장 아버지인 브라이언에게 주입됐다. 하지만 혈장 기증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브라이언은 이날 자기 피를 뽑아 혈장을 분리한 뒤 70살 친아버지에게 주입했다. 3대에 걸친 ‘3각 기증’이 이뤄진 것이다.
브라이언은 디지털 결제 업체인 ‘브레인트리’를 세운 뒤 이를 매각하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현재는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노화를 늦추거나 아예 역행할 수 있는 방법은 찾는 데 연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왔다. 자신이 직접 실험 대상이 돼 식사, 수면, 운동을 포함한 의학적 진단과 치료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과정을 ‘프로젝트 블루프린트'(Project Blueprint)라는 이름으로 여러 의사와 함께 추진 중이다. 혈장 주입은 의학계에서도 간 질환, 화상, 혈액 질환 등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요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브라이언 부자의 혈장 교환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병원에서 일하는 생화학 전문가 찰스 브레너는 “우리는 이것이 유효한 인체 치료가 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 “역겹고, 증거가 전무하며, 위험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슨 측 의료진은 이 절차가 인지 저하를 치료할 가능성과 연관됐다고 주장해왔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례와 관련해 ‘뱀파이어 같은 측면’이 있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체로 부유층이 젊고 덜 부유한 이들에게 혈장을 기부받는 게 현실이라면서다. 혈장 주입 절차에 5500달러가 들어가는데 혈장 기증자는 통상 100달러의 상품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혜(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