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활동·사용시간·수면이나 공부 방해 등 점검
중단 때 화내면 위험신호…자제심 키우는 지혜 필요
아이가 하루에도 몇시간씩 카카오톡, 인스타만 하고 있는데 저래도 괜찮은 걸까. 뉴욕타임스(NYT)는 자녀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걱정될 때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지점들을 23일 소개했다.
비베크 머시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새 권고를 이날 내놓았다.
의무총감의 권고는 나중에 공중보건사에 한 획을 긋는 전환점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미국 안팎에서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둘러싼 경각심이 더 커진 분위기다.
▶자녀가 매일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나요= 자녀가 소셜미디어 속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 속 일상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있는지 따져보는 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아동정신연구소의 해럴드 코플위츠 박사는 자녀가 학교에 가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것 외에 다른 활동도 즐길 줄 안다면 설령 매일 소셜미디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균형 잡히고 건강하게 활용한다고 봐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게 축구든, 방송댄스든 상관없다.
소셜미디어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감정 표출 수단으로 의존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소아과 아카데미의 제니 래데스키 박사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은 날 기분을 푸는 주요 수단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면 다른 대처 수단을 찾도록 도와줘야 할 신호”라고 말했다.
▶하루에 몇시간 사용하는지 보세요= 소셜미디어의 하루 적정 사용량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그러나 뉴욕의 장로교 청소년 정신건강센터의 공동임상책임자인 앤 마리 얼배노 박사는 자녀가 매일 온라인에서 시간을 얼마나 보내는지 부모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가 소셜미디어를 1시간을 사용할 때마다 3~5시간은 사람과 대면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는 등 사용시간 비율을 제한하는 것을 추천했다. 코플위츠 박사는 아예 자녀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4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총량제’를 제안했다.
▶”이제 그만” 잔소리 대신 스스로 멈추는 법을 알려주세요= 스마트폰 사용을 못 하게 하면 자녀가 싫어하거나 떼를 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울거나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내는 게 지속된다면 위험신호일 수 있다고 얼배노 박사는 말했다.
자제심을 기르는 데는 부모 역할도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스스로 사용을 멈추면 다음 날 같은 사용 시간을 보장해주고, 멈추지 못하면 다음 날 사용 시간을 줄이는 등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면 좋다.
▶수면·공부 방해되는지 살펴보세요=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 몰두하느라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지 부모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수면 부족은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칠 뿐만 아니라 학업이나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을 거실에 두고 자는 등의 가족 규칙을 정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의학과 조교수인 제시 골드 박사는 “소셜미디어는 수면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집중력과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부모가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자녀와 대화하는 게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골드 박사는 “소셜미디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에 나쁘다고 하니까 그만해’라고 말하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