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운명공동체에서 이젠 경쟁자로…공화 경선, 여전히 트럼프 압도적 선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다음 주에 내년 실시되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
펜스 전 부통령은 오는 6월 7일 공화당의 첫 대선 경선 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오는 7일 아이오와주에서 CNN 타운홀 행사 출연이 예정돼 있어 그가 이를 통해 출마를 선언할지, 별도의 이벤트를 가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날은 펜스 전 부통령의 64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그는 내년 대선에 공식 뛰어들게 되면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한때 정치적 운명 공동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펜스 전 부통령의 가세로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 팀 스콧 연방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등 8명이 대선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디샌티스 주지사, 허친슨 주지사, 펜스 전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사진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주지사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공화당에선 후보 난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공화당 대선 경선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답자의 과반 지지를 점유하며 압도적 우세를 보이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지는 디샌티스 주지사도 얼마전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나 아직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도 이날 기준으로 평균 4%에 못 미치는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각종 추문과 기소 등 법적 처벌 가능성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로에 따라 공화당 경선판이 출렁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재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지만, 1·6 의회 난입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등을 돌렸다.
2020년 1월 6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공식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했을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은 선거 결과를 인증하지 말고 뒤집으라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게 용기가 부족하다고 질타한 바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후 1·6 사태를 조장한 트럼프를 겨냥해 “역사가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맹비난하는 등 각을 세워왔다.
그간 출마설이 무성했던 그는 최근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초기 경선지역을 자주 방문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켜 왔다.
특히 미 전역의 대형 교회를 순회하며 복음주의 기독교 공동체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을 침착하고 합의 지향적인 대안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트럼프 정책에 대해선 대체로 옹호해왔다. 좌충우돌 성향의 트럼프와 달리 정통 보수라는 점을 내세우면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을 흡수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펜스를 지지하는 특별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Super PAC)도 이달 초 출범했다.
로이터는 “펜스의 성공 여부는 트럼프의 레토릭(수사)과 행동에 흥미를 잃은 트럼프 정책 지지자를 충분히 끌어들여 실행가능한 연합을 구축할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