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유정호(78) 유헤리티지재단(Ryu Heritage Foundation) 이사장이 재미동포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 재산을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에 기증했다.
유 이사장은 9일 “저와 이사진의 결정에 따라 재단의 모든 재산을 기증한다”며 “현금 8만2000 달러와 시카고에서 120여Km 떨어진 길만시에 있는 102에이커 규모의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재미동포들의 문화, 정신, 삶을 담은 ‘유헤리티지 파크’를 건립하기 위해 부동산을 사들였지만, 건립이 여의치 않자 이번에 부지를 한인사회에 기증했다.
유헤리티지 재단이 기부한 부동산
유 이사장은 “재미동포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컸던 숙부 유기진 선생의 유지가 길이 기억되길 바란다”며 “이번 기부금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기진 시카고 한인 장로교회 장로는 1958년 미국에 이민해 의사로 일하면서 모은 재산 200만 달러를 출연해 100만 달러는 바롬장학회를 설립했고, 나머지 100만 달러와 주택(50만 달러) 등으로 마련한 기금으로 2004년 유헤리티지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그동안 컴퓨터 교실과 일본어, 스페인어 교실을 개설하는가 하면 한인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과 함께 우간다 초등학교 건립과 북한 의료 선교, 아프리카 불우이웃 돕기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유기진 장로는 부친인 평양 산정현 교회의 유계준 장로(1950년 순교)의 6남 2녀 중 5남으로, 유기원 전 국립의료원장, 유기천 전 서울대 총장과는 형제지간이다.
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유기준 장로는 조카이자 신경과 의사인 유정호 박사에게 이사장을 물려줬다. 1974년 미국에 이민한 유 이사장은 2012년부터 재단의 운영을 맡아왔다.
유 이사장은 세브란스 의전에 수학한 작은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연세대 의대에 10만 달러의 장학기금을 쾌척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