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공격보다 매웠다…70대 한인 왕펀치에 강도 줄행랑

캘리포니아에서 강도 세 명이 70대 한인 노인을 공격하려다 되려 쫓기는 일이 발생했다. 알고보니 노인은 고국에서 해병대를 나온 사람이었다.

6일 뉴욕포스트(NYP), ABC7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2시 30분경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의 한 주택가에서 두 명의 남성이 차고에 있던 한인 남성 A씨(75)에게 접근해 그의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당시 A씨는 교회에서 돌아와 자신의 테슬라 차량을 주차한 뒤였다.

A씨를 공격한 남성 두 명 외 일당이 한 명 더 있었는데, 그는 A씨를 공격한 이들의 도주를 돕기 위해 멀리서 대기 중이었다.

A씨는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당시 안경을 쓰고 있던 덕분이었다.

이에 대기 중이던 또 다른 남성도 A씨를 향해 돌진했다. A씨는 용기 있게 이들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이들 중 한 명이 A씨의 주먹에 맞아 휘청거렸다.

그 사이 인근에 있던 주민들이 A씨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고, 강도들은 줄행랑을 쳤다. A씨는 주택가 진입로까지 이들을 뒤쫓았다가, 이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발생한 유사 범죄와 연관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A씨의 아들은 ABC7을 통해 “그들은 아버지에게 온통 후추를 뿌렸다. 아버지가 안경을 쓰고 계셨던 것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아버지는 열심히 싸웠고, 그들은 나이 든 사람이 반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방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의 비명을 들은 주민들이 강도들을 내쫓는 걸 도와줬다. 그들은 영웅”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들은 A씨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은 A씨를 과거 한국 해병대에서 복무한 ‘베테랑 군인’이라고 소개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