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교민 어르신 응원단을 태운 ‘승리버스’가 U-20 월드컵 3·4위 전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라플라타 스타디움으로 향하고 있다.
2023 U-20 월드컵 마지막 경기인 3·4위전을 앞둔 젊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아르헨티나 한인 교포들이 라플라타 스타디움으로 향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일요일이라서 대부분은 자동차로 이동하고 일부 어르신들은 주황 스쿨버스를 대절해 이동했습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아르헨티나 전설의 축구선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의 대형 벽화가 보입니다.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의 30~31구역에 한인 응원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약 2만여명의 교민이 대부분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3·4위전이 열린 라플라타 스타디움은 수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연령의 한인 교민들이 가족 단위로 젊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러 모였습니다.
경기 시작 전 어린 한인 2세가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도 한인들이 모여 앉은 30~31구역 외에는 그리 많은 인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티켓 하나로 3·4위전 후에 열리는 결승전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팬들보다는 훨씬 많은 우루과이 팬이 보였습니다.
관중석에서 한인 2세 어린 꼬마가 목청이 터져라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 연습을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경기 시작 1시간전부터 한인교민들은 미리 입장하여 응원 연습을 했다.
전반전 이스라엘팀이 첫 골에 성공하자 한인 응원단이 동점 골을 기대하며 심각한 얼굴로 관전하고 있다.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전반 19분에 실점하자, 한인 교포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선수들을 위로했습니다.
경기장엔 3천여명 정도의 한인이 한마음으로 목청껏 응원했고, 이스라엘 응원단은 60~70여명 정도에 이르렀으나 준비해온 북과 부부젤라가 압도적이었습니다.
한국 응원단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요청에 따라 북, 장구 등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매우 아쉬웠습니다.
많은 한인이 현지에서 생활한 지 수십 년이 넘었고, 한인 2세, 3세들이 많아서 준비한 응원가를 따라부르지 못해, 일부 한인 젊은이들은 큰 소리로 스페인어로 응원가를 불렀습니다.
태극전사들이 아쉽게도 3-1로 경기를 마감하자, 한인 교민들이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후반전 2점을 추가 실점한 한국은 결국 1-3으로 이스라엘에 패해 4위에 머물렀습니다.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모든 교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박수로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열심히 뛰어 준 젊은 태극전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선수들이 울면서 마운드를 떠나지 못하자 모두 한마음으로 “괜찮아, 울지마”를 몇분간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선수들도 자신의 이름이 프린트된 종이를 들어올리며 위로하는 한인 교민들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젊은 태극전사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몇 분 후 자리를 뜨자 “괜찮아, 잘했어”를 미친 듯이 소리친 소녀 팬들이 포즈를 취했다.
선수들이 마운드를 떠나자 관중석에 있던 어린 한인 소녀 세 명이 큰소리로 “괜찮아, 잘했어”를 외치며 인사했습니다. 한인 응원단은 아쉬운 듯 자리에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4강전에 이어 3·4위 전에도 구장을 찾은 유지셀라(43)씨와 딸 서소피아(7)와 그녀의 사촌들은 “선수들이 울어서 슬펐지만, 재미있게 관전했다”고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경기장을 나가는 유지 셀라(43) 씨는 “4강전도 아이들과 친척들과 같이 와서 같이 응원했다. 져서 아쉽지만 잘 싸웠고 고마웠다”고 했고, 옆에 있던 딸 소피아(7)는 “선수들이 울어서 슬펐지만 재미있게 봤다”고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여행 중에 U-20 월드컵을 관람한 김성범(25) 씨와 정용현(28) 씨는 “비록 3-1로 패해 4위에 머물렀지만, 우연히 남미 여행 중 대표팀 3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며 “현지 교민 2세들이 스페인어로 힘차게 응원하는 것이 특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