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언제든 대만 버릴 것”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유사시 대만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 타이완뉴스는 14일 미국 온라인 매체 ‘더메신저(the Messenge)’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을 철수시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 관계자는 더메신저에 ‘중국 침공 시 대만 거주 미국인 철수 계획’ 수립 작업이 최소 6개월가량 진행 중이며, 최근 두 달 사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러시아 편들기 등에 자극받아 유사시 대만 거주 미국인 철수 계획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만 내 미국인 철수 계획 수립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절제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국무부 관리는 유사시 미국인 철수 계획 수립에 대해 “실제로는 단지 ‘신중한 계획’ 수준인데도 그런 준비 작업에 대해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침공 시 미국인 철수 계획을 수립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더메신저는 전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갈등이 임박했다거나 불가피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만에 장·단기적으로 거주하는 미국인은 8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조직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14일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당국이 늘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역사상 가장 좋다’고 하지만 미국 측은 언제든 대만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앞서 연합보 등 대만 언론매체들은 지난 5월 1일, 올해 한광(漢光)훈련 지휘소 훈련(CPX)을 앞두고 이번 CPX에는 대만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제3국으로의 긴급 대피·비상 철수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로 39회째를 맞은 한광훈련은 중국군의 침공을 가정해 대만군이 방어·격퇴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이다.
한광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CPX와 실제 병력을 동원한 야외 군사훈련으로 구성되는데, 대만군은 통상 CPX 훈련과 야외 군사훈련을 각각 5월 중순과 7월 말에 실시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4월에는 차이 총통과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매카시 하원의장 간 회동을 빌미로 대만을 겨냥해 ‘전쟁 리허설’에 가까운 대규모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