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내 주요 거대 노조들의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본선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이 호각세를 보이고 있어 친(親)노조 성향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미국 최대 규모 노조인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미국노총)는 16일 총회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리즈 슐러 미국노총 의장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시대에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슐러 의장은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에서부터 연금 보호, 청정에너지 및 교육에 대한 역사적인 투자에 이르기까지 우린 경제 재건을 위해 그토록 끊임없이 일하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지지는 미국노총이 역대 미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 중 가장 빠른 시기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미국노총은 대선을 6개월 앞둔 2020년 5월에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17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원노조인 미국교사연맹(AFT)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미국 내 느슨한 총기법, 초등학교에서의 성적 정체성 수업을 금지한 플로리다주 같은 주 차원의 법 등을 거론한 뒤 “이러한 공격 탓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일하는 가정이 직면한 문제를 깊이 이해하며,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미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 역시 이날 일자리 창출, 인프라법, 처방약가 인하 조치 등을 언급하면서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 손더스 위원장은 “바이든은 우리 시대의 가장 친노동자적인 대통령”이라며 “그는 노동자를 존중하고 보호한다. 특히 최일선 공무원에 대해 그렇다”고 했다. 이 노조는 지난 대선 당시엔 선거를 8개월 앞두고 바이든을 지지했다.
앞서 북미노동자국제연합(LIUNA)는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노동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미 노조들의 잇따른 지지 선언은 그에겐 중요한 승리”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 관련 행사에 노조 지도부를 자주 초청해 정책을 협의하는 등 노동자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미 주요 노조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백악관이 전기차에 집중한다는 우려를 표하면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일단 보류한다고 지난달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