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양극화 심화 속에 지지 정당에 따라 고민도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사전문업체 퓨리서치센터가 21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 의료 접근성, 정치 갈등, 약물중독, 총기 폭력 등을 미국의 ‘매우 큰 문제’로 꼽았다.
세부 조사항목을 보면 집권당인 민주당, 야당인 공화당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랐다.
인플레이션을 ‘매우 큰 문제’로 지목한 이들의 비중은 공화당 지지자가 75%였으나 민주당 지지자는 52%였다.
마찬가지로 총기 폭력이 ‘매우 큰 문제’라고 답변한 이들의 비중은 민주당 쪽에서 81%였으나 공화당 쪽에서는 38%로 차이가 났다.
민주, 공화 진영의 이 같은 인식 격차는 기후변화에서 64%와 14%, 불법 이민에서 70%와 25%, 인종차별에서 55%와 14%, 연방정부 재정적자에서 39%와 72% 등으로 갈라졌다.
정치성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고민거리.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캡처
같은 사회를 살면서 중대 골칫거리를 다르게 인식한다는 점은 사회 양극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대표하는 양대 후보가 맞붙을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 격차는 점점 더 선명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2%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치 가능성 자체를 미국이 겪는 ‘매우 큰 문제’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가 각각 63%, 62%로 비슷한 수준에서 중대 문제로 인식하는 사안이었다.
전체 응답자를 따질 때 미국의 중대 문제로 많이 지목된 사안의 순위는 인플레이션(65%), 의료 접근성(64%),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치 능력(62%), 약물중독(61%), 총기 폭력(60%), 폭력 범죄(59%) 등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전반적 추세에 대해 “경제정책, 범죄, 불법 이민에서 공화당에 동의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러 다른 문제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35%로 작년 조사와 비슷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65%였으나 공화당 지지자에게서는 그 비율이 7%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전국에 있는 표본 5천115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