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구조 정밀 조사…구조 결함 있었는지 살펴볼 듯
대서양에서 실종된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가 해저에서 발견됨에 따라 이제 사안의 초점은 구조에서 사고 원인 규명으로 이동하게 됐다.
영국 BBC 방송은 23일 이제 구조 당국은 잠수정의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잔해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언 램지 전 영국 해군 잠수함 함장은 “왜 이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사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려면 찾을 수 있는 모든 잔해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잠수정에 블랙박스가 없기에 잠수정 자체의 마지막 움직임을 추적할 수는 없지만, 조사 절차는 항공기 추락사고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타이탄 구조 작업을 주도해온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 사고 해저에서 잠수정 잔해가 발견됨에 따라 타이탄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일단은 잠수정의 압력실에 문제가 생겨 심해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가 발생했을 것이란 추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발견된 잔해물들은 잠수정에서 재앙적인 내파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잠수정 꼬리 부분의 원통형 구조물(테일 콘)과 착륙 프레임의 잔해가 발견된 것으로 미뤄 잠수정이 조각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탄 잠수정은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사관들은 탄소섬유 구조 내 파손 구조를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램지 전 함장은 이런 작업이 잠수정의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관들은 현미경으로 각 잔해의 탄소섬유 필라멘트(가는 실) 방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파열이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발생했는지를 암시하는 부분을 찾을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조사관들은 사고가 잠수함 선체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구조적 결함이 원인이라면 잠수정은 에펠탑 무게와 맞먹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압력을 받아 파손됐을 것이라고 블레어 손턴 영국 사우샘프턴대 교수가 설명했다. 에펠탑의 무게는 7300t으로 전해졌다. 손턴 교수는 “우리는 잠수정 주요 덮개의 아주 강력한 내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