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나 무비자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해 귀국하지 않고 눌러앉아 있는 불법 이민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토안보부(DHS)가 23일 발표한 비이민 비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회계연도 기간에 비자 기간이 만료됐지만, 미국에 체류 중인 소위 ‘오버 스테이’ 외국인이 85만 명에 달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무비자 입국자를 포함해 관광 등 각종 비이민 비자를 받아 입국한 외국인 2324만3127명 중 비자 기간 내에 출국하지 않은 외국인은 85만395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을 떠나야 하는 출국 예정자의 3.4%로 나타났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해 오버 스테이한 외국인의 경우 전체 입국자의 1.32%인 9만7632명이었으며, 관광 또는 비즈니스 비자(B1/B2)를 받은 입국자(캐나다/멕시코 제외)의 경우 50만 명(7.2%)이 넘었다. 또한 유학 비자를 받고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전체 출국 예정자인 124만182명 중 5만5023명(4.4%)이 여전히 미국에 남아 있었다.
이외에 각종 비이민 비자를 받아 입국한 외국인 100만5953명 중 4만5417명(4.5%)이 체류 기간을 넘긴 상태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고 ‘오버 스테이’ 이민자가 가장 많은 비자 면제 국가는 스페인이 전체 입국자의 5.6%인 2만835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칠레(1만1589명·3%), 영국(1만210명·0.5%)으로 파악됐다.
비이민 비자 발급 국가의 경우 베네수엘라가 전체 입국자의 44.3%인 17만2640명이 오버 스테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그 뒤로 콜롬비아(6만484명·5.3%), 도미니칸 공화국(2만5389명·6.2%), 중국(2만1285명·24.5%), 인도(1만7650명·4.8%) 순이다.
한국의 경우 34만3829명이 무비자로 입국해 이 중 0.9%인 3120명이 기간 내에 출국하지 않았다. 또 한국인 유학생 6만9542명 중 1040명(1.5%)이 미국에 남아있는 상태다.
한편 오버 스테이는 코로나19팬데믹기간 동안 크게 줄었으나 팬데믹이 종료된 후 다시 증가 추세다.
DHS에 따르면 오버 스테이 규모는 팬데믹이 시작되던 2019년도의 경우 67만6422명이었으나 2020년 32만4593명으로 감소했으며, 2021년에는 19만8596명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팬데믹 종료로 입국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오버 스테이 외국인도 크게 뛰었다.
이번 DHS 통계는 항공과 선박편으로 입국한 경우만을 집계한 수치로, 같은 기간 국경을 통해 들어온 밀입국자 수까지 합치면 35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가 생겨났다. DHS는 지난해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이민자는 273만 명으로 추산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