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지시에 직원 불이행
체포된 간병인 동기 발표없어
한인 여성 시니어 2명이 간병인에게 피살된 한인 운영 다이아몬드바 ‘해피홈케어(The Happy Home Care for Elderly)’ 는 불만 신고 등으로 주정부 조사를 잇따라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요양시설이 평소 각종 사건 및 사고 등에 취약한 환경이었음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지는 가주사회복지국(CDSS)의 너싱홈 관련 감사보고서를 분석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해피홈케어는 최근까지 총 6차례 조사를 받았다.
특히 지난 2021년 7월 CDSS감사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직원이 적시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음 ▶직원이 처방 약품을 거주자에게 제때 지급하지 않음 ▶직원이 의료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음 등 총 3건이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조사를 진행한 엘리자베스 이라 감사관은 보고서에서 “조사 과정에서 시설 관리자, 직원 등을 인터뷰했고 이들은 처방약 지급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았다”며 “인터뷰와 검토된 문서들이 (불만건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 해피홈케어는 ‘유형 A 티켓(citation)’도 3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CDSS에 따르면 A 티켓은 해당 요양 시설의 건강, 안전 등에 심각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 발부된다.
이외 접수된 각종 불만 신고에 대한 보고서 내용도 살펴봤다. 주로 ▶방문객 접견 금지 ▶거주자 소지품 관리 소홀 ▶시니어 의료 지원 소홀 ▶이용객 불법 퇴거 ▶환불 거부 등의 불만 건이다.
불만 건과 관련, 보고서에는 “관련 시니어가 해당 시설에 더는 머물지 않아 입증이 어렵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지난 2021년 5월 17일에 제기된 불만 건의 경우 해피홈케어가 시설 거주자(시니어)와 가족 간의 면회 등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는 시니어의 한 가족이 제기했는데 감사관은 다른 거주자와 인터뷰를 시행한 뒤 “다른 시니어는 가족과 연락을 한다고 진술했다”며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LA카운티 셰리프국은 사건 발생 사흘째인 26일까지도 사건과 관련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살인 혐의로 체포된 시설의 중국계 간병인 지안천 리(40)의 범행 방법과 동기 등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해피홈케어 김모 원장, 관계자 등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해피홈케어는 2017년 9월 가주에 정식 등록된 원호생활시설(assisted living facility)이다. 원호생활시설은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시니어 생활을 보조하는 거주시설로 일명 양로호텔로도 불린다. 간호사와 전문 주치의가 상주하는 너싱홈(Nursing home) 같은 전문 요양시설과는 차이가 있다.
한 한인 너싱홈 관계자는 “다이아몬드바 지역 해피홈케어는 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니어를 위한 양로호텔로 알려져 있다. 가족의 동의를 받으면 (시니어가) 그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피홈케어는 웹사이트 등을 통해 단독주택의 방 4개를 활용해 시니어 약 6명을 대상으로 최상의 집중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지난 2011년 11월 웹사이트 홍보영상을 통해 소셜 워커로 10년간 일한 뒤 현재 남가주에 양로원 3곳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홍보 영상에서 “의지할 곳 없는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365일 식사, 취침, 빨래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복용 보조와 병원 방문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차별화를 위해 한 시설에는 6명만 소수정예로 24시간 집중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집을 개조한 곳으로 (시니어는)친구와 같이 집에서 지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원에 유기농 채소를 심어 매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LA지사 김형재·장수아 기자 kim.ia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