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관광객 커플이 이탈리아 로마의 2000년 된 유적인 ‘콜로세움’에 이름을 새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다.
26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해당 영상 속에서 배낭을 멘 한 남성은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콜로세움 한쪽 벽에 무언가를 새기고 있다.
이 남성이 콜로세움에 새긴 글자는 ‘이반 + 헤일리 23(Ivan + Hayley 23)’이었다고 한다. 이들 커플의 이름과 방문 시기인 올해 2023년을 나타내는 글자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자 얼굴을 돌려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상을 촬영한 다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이가 해당 남성을 향해 “진짜로? 이 바보같은 자식아”라며 영어로 욕설을 내뱉는 목소리도 담겼다.
영상이 퍼지자 이탈리아 당국도 분노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관련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관광객이 약혼녀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를 훼손한 것은 부적절했고 상당히 무례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붙잡히면 1만5000유로의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아일랜드 출신 30대 남성이 콜로세움 기둥에 자신의 이름 머리 두 글자를 낙서하다가 체포된 바 있다.
2015년에는 미국의 20대 관광객 2명이 콜로세움에 동전으로 이름을 새긴 뒤 셀카를 찍어 경찰에 구금된 바 있고, 2014년에도 러시아 관광객이 콜로세움에 알파벳 ‘K’를 새긴 혐의로 벌금을 물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