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더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0%로 최종 확정됐다고 29일 밝혔다.
1분기 확정치는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1.3%)에서 0.7%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최초 발표인 속보치(1.1%)와 비교하면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도 크게 상회한 결과다.
이러한 발표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의 여파로 연내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관측을 무색하게 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연속 금리인상 속에서도 소비자 지출 증가가 1분기 성장률을 더 끌어올렸다.
잠정치 발표 당시 3.8%(연율)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던 소비자 지출은 이번 확정치에서 4.2%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 수출과 연방 및 지방 정부의 지출의 상향 조정도 1분기 성장률이 더 높아진 원인으로 꼽혔다.
[그래픽]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기업 재고투자 감소가 전체 GDP를 2.1%포인트 끌어내렸으나, 소비자 지출과 수출이 더 늘어난 것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성장률에 미 언론들은 미국이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당초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GDP 발표에 앞서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0.2%)을 깨고 0.3% 깜짝 증가하고, 신규 주택 판매와 내구재 수주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잇따른 바 있다.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도 미국 경제의 힘을 보여준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6월 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천 건으로 전주보다 2만6천 건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만5천 건)도 크게 하회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74만 건으로 1만9천 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미국 경제가 1∼2%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탄탄한 경제 지표가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내년 이후 경기침체가 초래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연준이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 끌고 갈 경우 미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연내 2회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