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들어 여행을 떠나는 주변 한인 이민자들이 수두룩하다. 메모리얼 데이와 독립기념일 등 연휴와 방학을 맞아 한국, 미국 국내, 유럽, 아시아로 여행을 떠난다. AAA에 따르면 올해 독립기념일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510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 이전인 4900만명을 훨씬 넘어선 수치다.
이러한 여행 열풍에 대해 토론토 메트로 대학(Toronto Metropolitan University) 관광학과 프레드릭 디만쉬 박사(Dr. Frederic Dimanche)는 “사람들은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갖혀있으면서 여행에 대한 굶주림을 풀고 싶어한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한인들에게 있어 여행 비용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관광업계가 그동안의 손해를 벌충하고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해 갈수록 항공권, 호텔 숙박비용을 올리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떠나려 하지만,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전쟁 때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 캐나다 산불로 인해 캘리포니아 등 미국 동부가 매연과 폭염 영향을 받으면서 관광객이 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산불은 오스트레일리아, 스페인, 프랑스 남부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은 열대성 폭풍으로 인해 허리케인과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들 국가 및 동유럽은 관광하기에는 위험한 장소가 되고 있다고 휴스턴 대학(University of Houston) 관광학과 이리야나 포파(Iuliana Popa) 박사과정생은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국내는 어떠한가. 먼저 외국 관광객들이 서서히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여행협회(San Francisco Travel Association)의 카산드라 코스텔로(Cassandra Costello) 부회장에 따르면 미중관계 악화로 중국 관광객은 줄어드는 반면, 인도, 유럽, 캐나다, 멕시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인도 관광객은 전체 29%에 불과하지만, 관광산업의 62%를 책임지고 있다고 코스텔로 부회장은 설명한다.
그러나 정작 미국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뉴욕(New York)의 관광산업은 쉽지 않는 상황이라고 작가 제임스 알투처(James Altucher)는 진단한다. 그는 뉴욕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락다운으로 입은 피해에서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으며,1931년 대공황 이래 최대 수준으로 인구는 줄고 노숙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을 덮치고 있는 캐나다 화재로 인한 매연과 폭염도 문제다. 이에 따라 세금이 낮고 날씨가 좋은 텍사스, 플로리다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그는 진단한다.
문제는 늘어나는 여행 수요를 감당할 관광산업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연방 노동부 통계(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거의 8백만명이 관광업계 일을 그만두었다. 휴스턴 대학(University of Houston) 관광학과 교수 후안 마데라(Dr. Juan Madera) 박사가 관광업계 종사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에 해고된 관광산업 인력들이 팬데믹 종료 후에도 업계로 돌아오지 않고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관광산업 평균 임금은 시간당 15달러지만, 팁을 더하더라도 다른 일자리에 대해 보수가 많지 않다”며 “게다가 코로나19 기간 관광산업 중단 등으로 겪은 공포와 절망감 때문에 사람들이 이 업계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많은 한인들이 여행을 떠나면서 비행기표, 숙박료 등이 다 올랐다고 당황해한다. 호텔, 여행사 등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일할 사람 찾기 쉽지 않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한인들 뿐만 아니라 미국, 아니 세계 전체 관광업계 차원에서 일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극복하는 것이 한인 이민자들의 즐거운 여행과 비즈니스 성공의 첫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