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스 중 하나인 스리라차(Sriracha) 소스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29일 CBS 방송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스리라차 소스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핵심 원재료인 붉은 할라페뇨 고추를 생산하던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 멕시코 일대에 수년간 가뭄이 이어진 결과다.
미국내 스리라차 소스의 ‘원조’로 통하는 캘리포니아주 어윈데일 소재 식품업체 후이퐁 푸드는 이미 3년째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상표에 수탉 그림을 써서 ‘닭표’란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 업체는 연간 5만t에 이르는 할라페뇨를 써왔는데 연이은 흉년으로 필요한 만큼 재료를 구할 방도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회사는 작년에는 일시적으로 스리라차 소스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후이퐁 푸드 대변인은 최근 제한적으로 생산이 재개됐다면서도 “불행히도 여전히 원재료 부족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언제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웃돈을 주고라도 스리라차 소스를 사려는 사람들을 노리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17온스(약 481g)들이 한 병당 5달러 미만에 팔리던 제품을 열배가 넘는 가격에 되팔고 있다.
이처럼 품귀현상이 장기화하자 한 소비자는 트위터에 “기후변화 때문에 최소 2년간 내가 즐기지 못하게 될 것들의 목록에 스리라차가 추가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CBS는 전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의 고추 작황이 개선될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
농무부는 지난 27일 배포한 주간 일기·작물 회보에서 멕시코에 대해 “계절에 맞지 않게 덥고 건조한 날씨가 거의 전국적으로 여름 농작물에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리라차는 붉은 할라페뇨 고추를 베이스로 소금과 설탕, 마늘, 식초 등을 첨가한 양념이다. 태국에서 유래했으며 미국에선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후이퐁 푸드를 설립한 데이비드 쩐이 1980년 처음 제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