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도 올랐는데…’ 불만 급증
#. 식당을 찾은 고객 A씨는 크레딧카드 영수증을 받고 화들짝 놀랐다. 음식값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이 서비스 차지라는 명목으로 부과돼 있었다. 거기에다 3.5%의 리빙웨이지까지 부과됐다. 그는 부과된 대로 팁과 함께 주고 식당을 다시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 페서디나의 이탈리안 식당을 찾은 한인 B씨는 크레딧카드 청구서를 봤다. 거기에는 직원 베네핏이라는 항목으로 3%가 이미 차지돼 있었다. 부담을 느낀 후 팁을 15%로 깎았다. 결국 총 음식 가격의 18%를 지불했다.
팁 피로 증후군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식당의 정크 수수료에 고객과 서버 모두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식당들은 서비스 차지(service charges), 직원 베네핏, 리빙 웨이지, 직원 건보료 등의 명목으로 3%~18%까지 추가 부과하면서 레딧, 인스타그램, 옐프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를 성토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레딧에 올라온 한 식당 영수증에는 리빙 웨이지 3.5%, 서비스 차지 39달러가 붙고 팁 옵션이 15%에서 최고 25%까지 제시돼 있다.
곧 온라인에서 이 게시물에 대한 댓글이 가득 달렸다. 식당이 메뉴에 표시하지 않거나 주문 전 서비스 요금을 알리지 않고 식사 후 청구하는 숨은 수수료가 합법적이냐는 질문과 함께 업주들의 서비스 요금 사용처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식사가 중단되고 매출이 곤두박질치면서 식당들이 서비스 차지 부과를 시작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종료됐음에도 일부 식당들이 서비스 차지를 부과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다양한 명목의 수수료도 추가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29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페어팩스에 위치한 존앤드비니스 레스토랑도 고객들에게 18%의 추가 서비스 차지를 부과했다. 고객들이 서비스 차지에 부담을 느끼면서 종업원에게 돌아가야 할 팁을 줄였다. 이에 따라 종업원들은 이 레스토랑을 소송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도 작년 식사 비용에다 서비스 차지를 추가하는 식당수는 3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식당협회(NRA)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레스토랑의 15%가 고객에게 서비스 요금을 요구하고 있다. 서비스 차지를 팁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식당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서비스 요금 부과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서비스 차지는 고용주가 이에 대한 사용처도 선택할 수 있다.
즉, 종업원과 나눠 가지지 않게 사용처를 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불법이 아닌 데다 서비스 차지가 청구서의 일부이기 때문에 고객은 지불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한다.
이승호 상법 변호사는 “서비스 차지는 음식 가격의 일부로 메뉴에 표기하거나 주문 전 고객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며 “식당에서 결제하거나 앱을 통해 주문하기 전 추가로 청구될 수 있는 수수료 항목을 미리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LA지사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