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에서 좀처럼 원격 재택근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노동부 설문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근로자들의 평균 재택근무 시간이 하루 5시간25분이라고 보도했다.
평균 재택근무 시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보다 2시간28분 증가했고, 2021년과 비교해도 단 12분 감소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정상화한 가운데 근로 형태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셈이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근로자 우위인 데다 화이트칼라 사무직뿐 아니라 저소득·저학력·서비스직으로도 원격 근무가 확산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5% 근로자의 평균 재택근무 시간은 팬데믹 전보다 3시간 넘게 늘어났고, 2021년보다도 1시간19분 증가했다. 소득 상위 25% 미국인의 재택근무 시간이 2021년보다 27분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콜센터를 비롯한 저소득 사무직의 원격 재택근무가 오히려 더 확산한 것이 그 배경이다. 직원들의 결근이 줄어들고 사무실 임차료를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업들이 계속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어서다.
6월 현재 구직사이트 집리크루터에 올라온 고객서비스 구직 공고의 22%가 원격 근무 형태라고 WSJ은 전했다. 2019년 6월에는 4%에 불과했다.
고졸 학력 근로자의 작년 재택근무 시간은 팬데믹 전보다 3시간, 2021년보다 42분 각각 증가했고 서비스직 근로자의 재택근무 시간은 팬데믹 전보다 2시간, 2021년보다 32분 각각 늘어났다.
팬데믹 이후 원격 의료서비스가 확대된 영향으로 2019년 1.8%에 불과했던 보건의료 부문의 재택근무 일자리도 지난해 4.9%로 증가했다.
다만 원격 근무로 전환된 저소득 서비스직 일자리는 향후 해외 근로자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도 나온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