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23개국 4대륙을 건넌 한 미국 청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총 682일 동안 8만188㎞를 달렸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19살 아담 스완슨의 이야기다.
CNN은 4일 스완슨의 여행기를 전하며 “17살에 처음 자전거 여행에 나선 그가 20여개국, 4대륙을 건너 마침내 집으로 돌아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영향으로 ‘자전거 투어’에 익숙했던 그는 10살~11살이던 해 “언젠가 진짜 자전거 여행을 해보겠다”고 꿈꿨다. 스완슨의 목표는 생각보다 금방 실현 가능해졌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다. 대학은 학생들이 원격으로 수강하도록 시스템을 바꿨고 스완슨은 ‘온라인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하느니 자전거 페달을 밟기로’ 마음먹었다.
스완슨의 자전거 세계일주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처음 향했던 곳은 네덜란드였다. 그는 “어떤 계획도 없었다”며 “그냥 비행기 표를 끊고 네덜란드에 도착하자마자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독일,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를 거쳐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로 달렸다.
크로아티아에서의 여정이 첫 난관이었다. 겨울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었고 그는 몇 주간의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결국 비행기를 타고 태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더 따뜻한 곳에서 하루에 몇 시간은 더 달리며 본격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3개월간 자전거를 타고 태국을 돈 그가 다음으로 선택한 행선지는 인도였다. 하지만 인도를 거쳐 네팔로 가는 여정이야말로 잊을 수 없을 만큼 힘든 길이었다. 스완슨은 짐을 가득 실은 자전거를 타고 안나푸르나 산책로를 14일 동안이나 달렸다. 급기야 정상에 올랐을 땐 자전거 타이어가 터져버렸다. 그는 “초강력 접착제와 네팔 과자 포장지로 타이어를 고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아름다웠던 여행지로는 키르기스스탄을 꼽았다. “그야말로 자전거 여행자들의 천국이었다”고 평한 스완슨은 “며칠간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은 채 달렸다. 오직 야생동물들과 내 주위를 둘러싼 경관을 보며 진정한 고독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아담 스완슨이 ‘두 바퀴 하나의 세계’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표시한 자전거 여행 루트. 사진 블로그 캡처
키르기스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 조지아, 터키, 그리스,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간 스완슨은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남미에서 4개월을 더 보낸 뒤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다. 그 곳에서 미네소타로 향하는 마지막 페달을 밟았다.
2년간의 세계 일주였지만 그는 하루에 21달러(약 2만7200원)로 버티며 지출을 최대한 아꼈다. 잠은 야생에서 텐트를 치고 자거나 호스텔에 머무르는 식이었다. 자전거도 14살 때부터 타던 자전거 그대로 사용했다. 여정을 마친 그는 오는 9월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새 학기를 시작한다.
스완슨이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면 만났던 사람들(왼쪽)과 지난 6월 여정을 마치고 미국 미네소타주로 돌아온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자전거 여행의 ‘꿀팁’으로는 “아무 계획도 없었던 게 최고의 계획”이라고 했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자전거를 몰며 자유를 만끽했다. 스완슨은 “그랬기에 현지인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된다면)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인들, 그리고 다른 여행객들과 어디로 가면 좋을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시라”고 조언했다.
또 “당신이 가는 곳에 대해 모든 것을 계획하기 전, 그저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 당신을 보여주라”고 덧붙였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