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지인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102도가 넘는 폭염 속에 하이킹하던 5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4일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6시 30분께 그랜드캐니언의 투윕 지역에서 한 여행객이 조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57세인 이 여성은 그랜드캐니언 공원 내 끝자락인 투윕(Tuweep) 지역에서 8마일 거리를 걷던 중 의식을 잃었다.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께 이곳에 도착한 공원경비대는 여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공원 측은 이 여성이 더위로 인한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일 투윕 지역의 최고 기온은 화씨 102.2도를 기록했다.
콜로라도강 근처에 있는 그랜드캐니언 숙박시설 팬텀 랜치의 최고 기온은 115도에 달했다고 공원 측은 전했다.
그랜드캐니언 경비대는 내부 협곡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앞으로 몇 주간 극심한 폭염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랜드캐니언 협곡 지역에는 5일까지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경비대는 “여름철 등산로의 노출된 부분은 온도가 120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며 한낮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협곡에서 하이킹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면서 “폭염 속에서 하이킹하면 열 탈진, 열사병, 저나트륨혈증(혈액 속의 염분 결핍상태), 그리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텍사스주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등산하던 10대 소년과 30대 아버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 수는 연평균 702명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