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많은 한인들이 오래간만의 여행을 만끽했다. 하지만 장시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휴, 왜 이렇게 더워요?”
미국이 기록적 폭염(Extreme Heat)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 캐나다 산불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전통적으로 더운 지역 뿐만 아니라 조지아까지 미국 전역이 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일대는4600만명 거주 지역에 공기질 경보가 발령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5월 폭염과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재해복구 센터(resilience centers)에 2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조지아주 자연자원부는 지난 7월 1일 애틀랜타 전역에 ‘공기질 코드 오렌지’를 발령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일부 사람들은 더운 날씨와 뜨거운 공기에 주의하라는 뜻이다. 지난 독립기념일 주간 동안 조지아주의 최고 기온은 90도 중반을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100도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기상대(National Weather Service) 브레이든 머독(Murdock said) 기상학자는 8월부터 9월까지 계속 더울 것이며, 기온이 올라갈 수록 바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염은 단순히 날씨가 더운 차원을 넘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지난 2일 그랜드캐니언에서는 폭염 속에 하이킹하던 50대 여성이 더위로 사망했고, 지난 6월 23일에는 텍사스 국립공원에서 등산하던 30대 아버지와 10대 아들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멕시코정부는 벌써 폭염으로 10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매년 폭염으로 인해 702명이 사망하며, 올해 더위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가 지난해에 비해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각 주정부기관은 폭염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지아주 비상대책부(GEMA)는 집의 에어컨 및 환기 상태를 점검하고, 특히 에어컨 실외기 및 창문 잠금장치 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할 것을 권한다. 만약 폭염 주의보 또는 경보가 발생했을 경우 실내에 머물러 있고, 또한 열사병 등에 대비해 물을 많이 마셔둘 것을 권한다. 다만 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너무 더우면 아래층에 머물러 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더운 날씨에 어린이나 동물을 오랫동안 혼자 두어서는 안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비상대책위원회(CAL OES)의 다애나 크로프츠-펠라요(Diana Crofts-Pelayo)부국장은 폭염 등 자연재해 대비를 위한 5가지 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첫번째는, 주정부 자연재해 대비 사이트calalerts.org 또는listoscalifornia.org (캘리포니아), gema.georgia.gov(조지아)에 등록해 핸드폰과 컴퓨터로 메시지를 받는 것이다. 두번째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가족친지들과 연락처를 공유하는 것이다. 셋째,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비상식량 및 물품 가방(go bag), 또는 비상물품 상자(stay box)를 마련해두는 것이다. 날씨가 덥고 건조할수록 화재가 더 발생하고, 전력사용량 증가로 인해 정전이 벌어져 고통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만약을 대비해 전화, 소셜미디어, 이메일, 그리고 교회나 모임 등의 연락처를 갖춰두는 것이다.
만약에 폭염이나 태풍, 홍수 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정부기관의 대피소를 알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캘리포니아주는 Project Camp, CORE 등 비영리단체가 주정부와 손을 잡고 대피소 및 원조물자를 마련한다. 조지아주는 GEMA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폭염 및 강추위 대피소 운영 장소를 안내해준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앞으로 미국 날씨는 더욱 더워질 것으로 보인다. 폭염 뿐만 아니라 강추위, 홍수, 태풍 등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둔다면 더욱 안전한 이민생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