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랐다고 CN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상반기 미국에서 3만8천457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해 테슬라(33만6천892대)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배 이상 전기차 판매량을 늘렸음에도 3만6천322대로 현대차그룹에 조금 뒤졌다.
폭스바겐도 전년 동기의 두 배 이상인 2만6천538대의 전기차를 미국에서 팔아 4위에 올랐고, 작년 미 전기차 시장 2위였던 포드자동차는 2만5천709대의 판매량으로 ‘톱5’ 맨 끝으로 밀렸다. 포드는 멕시코를 비롯한 일부 전기차 생산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다.
CNBC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차그룹의 2위 등극은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혜택을 주는 IRA 규정 가운데 리스 등 상업용 차량에 대해선 북미 지역 이외에 생산된 경우도 예외적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적극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율은 연초 2%에서 현재 30%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밝혔다.
반면 GM의 전기차 판매 실적은 아직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얼티엄’ 배터리 기술을 채택한 새 차종들의 생산 부진이 그 이유로 꼽힌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부동의 1위인 테슬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테슬라와 2위 기업의 격차는 22만5천 대였으나, 올해 상반기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격차는 거의 30만 대에 이른다. 테슬라는 텍사스 신공장의 본격 가동에 힘입어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다만 테슬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60%로 전년 동기보다 거의 10%포인트 감소했다.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