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역사에서 올해 기온이 12만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방송 WFLA의 수석 기상학자 제프 바라델리는 8일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12만년 만에 가장 뜨거운 날씨를 겪고 있고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막 시작한 엘니뇨(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가 앞으로 강해지면 지구의 온도를 더 높일 것”이라며 “이번 여름은 지구촌 더위에 대한 기록을 계속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달 3∼5일 세계 평균기온이 17도를 넘으며 사흘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4일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측정된 온도계. 모니터에 섭씨 43.4도가 나타나 있다. 로이터
바라델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의 기온은 지구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800년대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과학자들은 나이테, 얼음핵, 바다 퇴적물과 같은 간접적 척도인 대용물(proxy) 자료를 토대로 빙하기가 2만년 전 끝난 뒤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바라델리는 약 12만5천년 전 정점을 찍은 ‘마지막 간빙기'(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에 비교적 온난한 시기) 이후 인류가 가장 뜨거운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약 1도 높고 해수면은 약 30피트(약 9m)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바라델리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가 빠르게 올랐고 오늘날 온도화 속도가 2만년 사이에 전례가 없다며 우려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나서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기까지 1만년 걸렸는데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난 200년 만에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바라델리는 “현재 온난화 속도가 마지막 빙하기에 진행된 자연적 온난화와 비교하면 50배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온난화가 훨씬 심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을 정확히 안다. 무엇이 필요한지 관심을 기울이고 빨리 진지해지는 데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고 역설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