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가 인기를 끌면서 트위터 오너인 일론 머스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스레드가 출시 하루 반 만인 지난 7일 가입자 수 7천 만명을 돌파하며 2억3천여명에 달하는 트위터 이용자 수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레드와 트위터의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게 된 가운데 공교롭게도 머스크는 스레드 흥행의 멋쩍은 ‘1등 공신’이 된 셈이 됐다.
머스크는 우선 스레드 탄생의 계기를 제공했다.
스레드가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에 염증을 느끼고 떠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안 SNS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작년 10월 인수 이후 트위터를 유료화하고 극보수주의자 계정을 해제하면서 이를 우려한 이용자들과 광고주들이 트위터를 대거 떠났다.
스레드는 기능도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트위터의 핵심 기능을 담았다.
머스크는 스레드 개발 과정에도 기여한 셈이 됐다.
머스크 체제하에서 트위터 직원들은 대량 해고됐다. 7천500명이던 직원은 작년 말 2천여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들 중 일부는 메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도 지난해와 올해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는데 트위터 출신들은 일부 영입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로이터.
트위터는 메타가 수십명의 트위터 전 직원들을 채용해 스레드 개발에 참여시켰다고 보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6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메타가 전직 직원들에게 트위터 정보를 이용해 스레드 개발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직원은 여전히 트위터 영업 비밀이나 비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며 스레드를 상대로 소송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메타 측은 “스레드 엔지니어링 팀에 있는 트위터 전 직원은 아무도 없다”고 맞받았지만, 트위터 전 직원 영입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미 경제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앞서 메타에 소수이긴 하지만, 트위터 출신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스레드 홍보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는 최근 저커버그와 설전을 벌여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설전의 발단이 스레드였기 때문이다.
스레드 출시 전인 지난달 21일 한 트위터가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에 머스크는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며 깎아내렸다.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장소를 정하라고 하고, 머스크가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하면서 불이 붙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일에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하루 게시물을 조회할 수 있는 분량을 제한하겠다고 하면서 이용자들의 스레드행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