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맞물려…독립의 시대냐 인간사회 해체냐
미국인 3명 중 1명이 혼자 살 정도로 사회가 급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현재 1인 가정의 비율은 역대 최고인 29%를 기록했다.
이 같은 비율은 1940년 8%에 불과하던 것이 1960∼1970년대에 10%대, 1980년대에 20%대를 거쳐 치솟았다.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1인 가구 증가는 결혼 기피나 늦은 결혼, 고령사회, 저출산 등 사회현상과 함께 목격된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16.8%로 초고령사회에 다가서고 있다.
가임여성 1인당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는 1960년 3.65명이던 것이 2020년 현재 1.64명까지 뚝 떨어졌다.
경제성장을 떠받칠 노동인구가 부족해지는 저출산·고령화는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자 결과로 관측된다.
국가 공동체 유지에는 이처럼 복합적 난제인 1인 가구의 비율은 경제성장을 일찍 이룬 선진국에서 대체로 높게 나타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에 따르면 2020년 현재 1인가구 비율은 핀란드 44.7%, 독일 42.3%, 스웨덴 39.8% 등으로 나타난다.
통계청의 작년 12월 발표를 보면 한국에서도 2021년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3.4%로 높은 축에 속한다.
선진국에서 높게 나타나는 1인가구 비율. 유엔 경제위원회 통계 캡처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경제적 자립 성취와 특히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뉴욕대의 사회학자 에릭 클리넨버그는 미국 더힐 인터뷰에서 “역사를 보면 여성이 자기 삶과 몸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뒤에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러 나라에서 최근 수십년간 한꺼번에 확인되는 이 같은 현상은 너무 급격해 추세라기보다 사회변혁이라는 진단이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고 역사시대 이후 자료를 뒤져봐도 이런 시대는 없었다는 얘기다.
클리넨버그는 “충격적인 사회 변화”라며 “지난 세기에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놓쳐버린 최대의 인구통계학적 변동”이라고 주장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증가를 보는 시각은 독립과 자주의 시대 개막, 기존 인간사회의 해체 등 둘로 나뉜다.
사회 심리학자인 벨라 데폴로는 “혼자 사는 것은 꿈의 실현”이라며 “언제 잘지, 언제 일어날지, 무엇을 언제 먹을지, 무슨 재미있는 것을 볼지 자기 삶을 엄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 사회의 최소단위로 여겨지던 전통적 가정을 떠나 홀로 살아가는 데 암울한 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50∼60대가 혼자 살면서 번창할 수는 있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혼자 늙어가는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이 덜 좋고 일찍 죽는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