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에 밀입국을 막을 목적으로 수중 장벽을 설치하려다 소송을 당했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달 9일 리오그란데강을 통한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강물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그 첫 번째 작업으로 남부 국경도시 이글패스의 강변에 1천피트(304.8m) 길이의 부표를 설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8일 소셜미디어에 “리오그란데강에 수중 장벽 설치가 오늘 시작된다. 텍사스 공공안전부가 이글패스 지역의 작업을 감독한다”는 글과 함께 부표를 운반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게시했다.
텍사스 공공안전부에 따르면 이 부표는 강바닥에 고정되며, 수위에 따라 4∼6피트(1.2∼1.8m) 높이에 띄워진다.
텍사스주가 리오그란데강에 장벽을 설치하기 위해 부표를 운반하는 모습. 텍사스 공공안전부(Texas DPS) 트위터 게시물
하지만 텍사스에서 카누·카약 대여와 강습을 하는 회사 EPI(Epi’s Canoe & Kayak Team Llc.)는 주를 상대로 이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CNN과 AFP통신 등이 10일 전했다.
EPI 측은 텍사스주가 리오그란데강에 설치하는 부표가 강에서 진행되는 자사의 카누·카약 강습을 막아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헌법과 연방법은 텍사스주에 이민법을 집행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부표가 이민자나 멕시코계 미국인이 위험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혐오 정책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 카를로스 플로레스는 “우리의 소송은 애벗 주지사의 잘못된 정치로부터 텍사스-멕시코 국경의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텍사스주는 리오그란데강을 통해 외국인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를 막을 대책을 강구해 왔다.
지난해에는 폭우로 불어난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던 9명이 한꺼번에 익사했으며, 텍사스주 방위군이 강을 건너려던 한 여성을 구하려다 강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미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리오그란데강을 통해 불법 월경을 하다 숨지는 사례는 연간 200명이 넘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