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한국 기업 취업 선호 일조
체류 환경 개선에 역이민 고려
팬데믹에 주춤했던 한국 장기 체류 미주 한인 수가 증가했다.
한국 법무부에서 발표하는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미주 한인은 4만5752명이다. 특히 2005년도의 1만8409명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한국에 머무는 미주 한인은 지난 2019년 팬데믹 직전까지만 해도 4만5655명이었으나 이후 4만4039명(2020년), 4만3212명(2021년)으로 계속 줄어들었다가 2022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미주 한인 중에는 1.5세나 2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한국기업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에서의 취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한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꾸준히 확대한 재외 국민에 대한 열린 이민 정책도 1.5세와 2세들의 한국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마케팅이나 연구개발(R&D) 분야는 영어에 능통하고 다문화를 경험한 한인 1.5세와 2세들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계속 채용 공고를 내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K팝 등으로 한국이 많이 알려지면서 예전과 달리 1.5세와 2세들이 한국에서의 근무를 거부하지 않아 기업들도 채용하는 부담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정부가 초등학생들의 영어교육 확대를 위해 1.5세와 2세들을 대거 영어교사로 채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한국에 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91일 이상 한국에 장기 체류를 하는 해외 시민권자에게 신분증으로 거소증을 발급해 은행 계좌 개설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금융거래부터 운전면허증 취득, 건강보험 가입 등을 가능토록 해 한국 내 취업이나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하도록 돕고 있다.
이처럼 체류 환경이 나아지면서 한국 역이민을 고려하는 한인도 꽤 된다고 한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신영숙 미주한국어교육장학재단 이사는 전북 고창에 있는 실버타운에 거처를 마련해 둔 상태다. 이곳에는 신 이사뿐만 아니라 남가주 실버타운으로 잘 알려진 라구나우즈 시니어타운에서 이주한 한인들만 약 5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는 “남편과 역이민을 고려해 집도 마련하고 거소증도 취득한 상태”라며 “아파트 단지에 남가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거나 다양한 동호회 활동도 함께 하고 있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녀들이 미국에 살다 보니 아직 한국어로 거처를 완전히 옮기는 걸 망설이고 있다”는 신 이사는 “그래도 사람에게 귀소본능이 있다 보니 미국에서 35년이 넘게 살았는데도 한국에서의 삶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LA지사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