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최근 사회 곳곳으로 무섭게 파고드는 가운데 콜센터 직원들이 실직 공포 속에 AI 자동화 물결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생성형 AI 챗GPT는 법정, 교실, 병원 등 사회 전방위로 진출했다.
이에 많은 사람에게 AI는 자신의 직업을 폭발시킬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데 일부는 이미 그 위협과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 신문은 특히 자동화가 기존 일자리를 삼켜나갈 때 미국 내 일자리만 300만개에 달하는 고객 서비스 분야가 첫 번째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넬대가 올해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콜센터 근로자 대부분은 이미 자신들의 업무 일부가 자동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거의 3분의2는 봇(자동 정보검색 프로그램)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2년 이내에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NYT는 미시시피주에 거주하는 여성 이론더 셰러드의 근황을 통해 AI와 싸움을 벌이는 콜센터 직원의 애환을 조명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셰러드는 KFC 시급제 직원, 호텔 객실 청소원 등을 거쳐 통신회사 AT&T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며 생활의 안정을 찾았다.
그는 “지난 17년간 급여가 잘못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AT&T는 이 지역에서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그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AT&T는 고객을 전문 상담원에게 연결하는 일, 기술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 등 여러 부분을 AI 기술에 맡겼다.
영국 통신회사 BT도 지난 5월 AI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서 2030년까지 5만5천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AI의 역할은 자동화된 기본적 업무 처리를 넘어 인간의 업무를 지적하거나 고객에게 쓸 표현을 제안 또는 지시하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셰러드는 AT&T 고객 서비스 담당자 가운데 상위 3%에 들 정도로 베테랑이지만 AI는 그와 고객 간 통화 기록에는 실수로 가득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고객과 통화하며 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들어주는 셰러드의 고객 대응 방식까지 AI가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셰러드는 노동조합에 AI에 초점을 둔 테스크포스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원들도 올 초부터 AI 제조사 관계자들과 AI 도구의 위험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블루먼솔은 이 자리에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에게 “나의 가장 큰 악몽은 실직인데 당신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AI의 보급이)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