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980년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도서관에서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편지 라틴어 사본을 이탈리아에 반환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최근 이탈리아에 콜럼버스의 편지 사본을 전달했다.
콜럼버스는 미주 대륙을 발견한 이듬해인 1493년 후원자인 스페인의 페르디난드 국왕과 이사벨라 여왕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스페인어로 편지를 썼고, 이후 이 편지는 라틴어 버전으로 제작돼 유럽 왕실 등에 전달됐다.
이번에 반환된 것은 이 라틴어 버전으로, 구체적으로는 15세기 유명 인쇄업자 스테판 플랑크가 인쇄한 2개 판본 중 하나인 ‘프랑크 1 판본’으로 불린다.
이 편지 사본은 1980년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국립 마르시아나 도서관에서 도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편지가 어떤 경위로 미국에 왔는지 확인되지 않는데, 2020년 ICE와 델라웨어주 검찰이 편지의 존재를 공개했다.
ICE 등에 따르면 미국의 한 개인 소장가가 2003년 이를 장물인지 모른 채 도서 거래상으로부터 구입했다.
당시 ICE는 이 편지의 값어치가 13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정부가 콜럼버스의 편지를 반환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콜럼버스의 편지는 이탈리아의 다양한 장소에서 도난돼 미국 등지로 흘러들어왔고, 미국은 지금까지 속속 이 편지들을 이탈리아에 돌려보내 왔다.
미국 정부는 2018년 교황청에 편지 사본을 전달했고 앞서 21016년에도 편지 사본을 이탈리아 정부에 돌려보냈다.
이번 콜럼버스 편지 반환은 도난 물건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CNN은 논평했다.
ICE는 2007년 이후 지금까지 2만여 종의 물품을 40여개 국가와 기관에 반환했다.
반환된 물품 가운데는 나치가 약탈한 예술품과 이집트 석관, 프랑스 회화, 이탈리아 조각품, 몽골 및 중국 공룡 화석, 심지어 사람의 유해도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