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증발·수요 증가 멈춰
월가 전문가 “더 오를 것”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중단되면 주택가격 상승세도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학교 교수는 “주택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르게 예측이 가능하다”며 “2012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한 주택가격이 금리인상 중단으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측정한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 2012년 초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2022년 6월 고점에서 2023년 1월 사이 5.1% 하락했지만 이후 4월까지 2.8% 반등했다.
팬데믹 동안 모기지 금리가 역사적으로 최저치인 2~3%로 떨어지면서 신규 바이어들이 주택시장 진입을 서둘렀고 주택 가격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실러 교수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모기지 이자가 오르자 기존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수요는 증가했다”며 “금리인상은 주택 소유주뿐만 아니라 잠재 바이어들이 모기지 이자가 더 올라가기 전 주택 구입을 서두르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주택가격 바로미터인 블랙나이트 주택가격지수에서 5월 주택가격도 전달 대비 0.7%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으로 일반적으로 여름에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풀이됐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실러 교수의 전망과 상반된 예측을 내놓았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끝내고 금리를 내리면 모기지 융자 비용이 감소하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주택 가격이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인 배리 하비브는 “최근 경기둔화 조짐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면서 “모기지 이자가 완화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3~7%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은 있지만 2002년 이후 금리인상 보다 느린 속도”라며 “몇 년 전부터 이자율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연착륙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27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러 교수는 자산 가격과 비효율적 시장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면서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함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만든 경제학자다. 2007년 주택 가격이 폭락하기 직전 실러는 집 가격이 곧 폭락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