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오염수가 3개월 뒤 우리 바다를 덮친다?” “후쿠시마 서식 우럭이 우리 바다까지 헤엄쳐 온다?”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쏟아져나오는 해괴한 괴담과 망언으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당장 삼중수소로 범벅이 된 오염수가 우리 바다와 식탁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것처럼 야단법석이다. 과학과 상식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방사선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웨이드 앨리슨 교수(옥스퍼드대)는 “정화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당장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그를 ‘돌팔이’로 매도했다.
가짜과학이 국민의 혼을 빼앗았다. 가짜과학은 극미한 위험을 부풀린다. 공포를 조성한다. 군중을 흥분시킨다. 인류는 사실에 대한 ‘판단에서 과학을 넘어서는 수단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 누군가 과학보다 더 우수한 방법을 발견했나? 그렇다. 기만이라는 방법이다. 기만이 반드시 이성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이성에 더 호소력을 갖는다. 선동가는 거짓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사실보다 더 유혹적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그런 일은 낯선 것이 아니다. 2008년 광우병, 2010년 천안함 폭침, 2016년 사드 배치에서도 경험했던 낯뜨거운 일이다. 똑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국무조정실이 ‘카드로 보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이런 내용이다.
괴담 1: 文 정부는 방류 반대했는데 尹 정부는 찬성한다? 가짜뉴스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과학적으로 안전하지 않는 방출에 절대 반대한다. 정부는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찰단을 꾸려 후쿠시마 오염수 정화시설을 직접 확인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괴담 2: 방류된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 범벅이다? 가짜뉴스다.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하고 남은 삼중수소는 기준치보다 낮출 계획이다. 이 양은 커피, 바나나보다 훨씬 적다. 일본이 계획대로 하는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일본이 기준에 맞춰 배출하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검증할 것이다.
괴담 3: 방류 오염수가 3개월 뒤 우리 바다 덮친다? 해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가짜뉴스다. 우리나라는 해류상으로는 후쿠시마와 가장 멀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가로질러 갔다가 시계 방향으로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여기까지 보통 4~5년, 최대 10년이 걸리고 바다에 희석되기 때문에 영향도 미미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괴담 4: 방류 이후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할 것이다?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오염수 방류와 관계없이 수입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2011년 원전사고 이후부터 후쿠시마 일대 수산물 수입을 금지해왔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기 전까지는 이 지역 수산물을 절대 수입하지 않을 것이다.
괴담 5: 후쿠시마 서식 우럭이 우리 바다까지 헤엄쳐 온다? 불가능한 주장이다. 어류는 서식지가 나뉘어 있고, 수온에 민감하다. 우리나라 연안까지 건너올 가능성은 없다.
괴담 6: 다른 방법도 있는데 돈 아끼려 바다에 방류한다? 삼중수소를 희석해 바다에 방류하는 건 국제적으로 활용하는 일반적 처리방식이다. 원전을 가진 국가들은 삼중수소를 배출 기준에 맞춰 바다에 방류한다.
괴담 7: IAEA는 일본을 편들고 있다? 억측이다. IAEA는 176개 회원국 간 국제 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검증한다. 오염수 검증팀에는 일본인이 없다. 우리와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하며, 한나라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 일본 분담금이 많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데 분담금 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순이다.
괴담 8: 우리나라는 IAEA만 믿고 검증도 하지 않는다? 사실과 다르다. 과거 정부 때부터 우리 원자력안전기술원 과학자들이 IAEA 검증팀에 참여하고 있다.
괴담 9: 삼중수소는 어류에 농축돼 생태계를 파괴한다? 비과학적 주장이다. 삼중수소는 땅, 바다 등 우리 주변에 있다. 물 형태로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사람과 물고기 등 생태계에 농축되지 않는다.
괴담 10: 오염수 방류하면 우리 소금 오염된다? 사실이 아니다. 삼중수소는 물이 마르면 함께 증발한다. 당연히 소금에는 삼중수소가 남아있을 수 없다. 특히 오염수 속 삼중수소 농도는 방류 후 수 킬로미터 정도만 흘러도 강물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우리 소금이 삼중수소에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의 결정 사항이다. 우리 정부는 방류되는 오염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과 국제 기준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이미 전달했다. 문재인 정부도 같은 입장이었다. 유엔 산하 IAEA도 한·미·중 등 선진 11개국 전문가들이 2년간 조사한 결과 방류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해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IAEA의 보고서마저 부정했다. 괴담은 과학의 대척점에 있고, 선동은 사실 앞에 무력하다. 지난 20여 년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허위 선동을 주도한 자들이 여전히 큰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을 되짚어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대한항공 858편 테러는 안기부 자작극이었고, 정부는 미국산 미친 소를 수입해서 국민의 뇌에 송송 구멍을 뚫으려 했고, 천안함은 미군 오폭으로 침몰했고, 세월호는 잠수함과 충돌했으며, 사드 전자파는 참외로 스며들어 인체를 위협했다. 황당무계한 거짓말이지만, 그들의 선동은 매번 무서운 파괴력을 발휘한다. 극미한 위험을 부풀려 사회적 공포를 조장하고, 흥분한 군중을 움직여 정권을 뒤흔드는 수법이다. 가공할 선동력, 기민한 조직력, 치밀한 프로의 기획력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나치식 선전·선동과 공산당식 전략·전술을 그토록 능란하게 구사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마르크스에게 영혼을 팔고, 레닌의 선전술을 배우고, 마오쩌둥의 게릴라 전술을 익히고, 김일성의 혁명 이론으로 대중을 파고든 어제의 그 용사들인가?
괴담과 거짓 그리고 포퓰리즘은 한국의 좌파가 집단화된 대중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회의 주도권과 정권 창출을 위한 기본수단이다. 그것은 과거에 권력층에게 줄을 대고 뇌물을 주어 목적을 쟁취하려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다만 그 뇌물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이거나 국민이 갚아야 할 빚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좌파는 괴담이 거짓으로 드러나도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편을 갈라 진영 전쟁을 벌인다 해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하나, 이미 거짓 선동의 괴담 유혹에 길들어 있다. 선동하면 무조건 따라가는 경향도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불신 풍조가 만연, 의심·의혹을 넘어 고소·고발로 확대돼 사회적 비용 증가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괴담정치는 단순한 허위사실 유포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반일감정을 자극해 윤석열 정부를 퇴진시키겠다는 의도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은 정권 퇴진만이 이재명 당 대표의 여러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믿는 것 같다. 정당은 민주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역할로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 정당은 민주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역할로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매년 경상보조금 또는 국고보조금도 받는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거의 해에 3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그런데도 국민의 혈세를 주권자의 정권 선택권을 부인하는 괴담정치에 사용하고 있다. 현란한 “거짓·날조”의 독설 말솜씨 괴담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감쪽같이 국민을 속이고 있다. 요란스럽고 저급한 선동으로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고, 체계적으로 계획된 괴담 정치로 소리 없이 나라가 무너져 가고 있다. 흑백논리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정치적 확증편향의 덫에 걸려 좋은 머리를 나쁘게 쓰는 괴담은 ‘불안감을 먹고 자라는 괴물과 같다.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을 받은 윤석열 정권을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퇴진시키겠다는 괴담정치는 바로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다. 대의민주주의 헌법 질서에서 선거로 선출된 정권을 괴담으로 퇴진시키겠다는 정당은 반(反)대의적이고 반민주적인 반헌법적 정치집단이다. 대한민국은 위기다. 한국의 위기는 정치의 위기이자 민주주의의 위기다. 현대 민주주의의 주된 위기는 독재나 쿠데타에서 오지 않는다. 민주적 수단과 절차에 의거해 민주 정체(政體)가 변질되는 현상이야말로 ‘현대 민주주의의 죽음’을 부르는 최대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