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보육시설의 남성 돌보미가 15년에 걸쳐 미성년자 91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는 모두 1600건을 넘는다.
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호주 연방 경찰은 지난 2007∼2022년 보육센터 10곳 등에서 일하면서 여아 총 91명을 대상으로 성폭행 등을 저지른 혐의로 45세 남성 A를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2007~2013년, 2018~2022년까지 브리즈번의 10개 보육센터, 2013년과 2014년에는 해외 센터, 2014년과 2017년에는 시드니의 한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휴대폰과 카메라로 범행장면을 녹화했다고 전했다.
A는 성폭행 136건, 10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 110건, 아동음란물 제작 613건 등 총 1623건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아동 착취 자료를 제작한 혐의로 지난해 8월부터 호주 퀸즐랜드 주에서 구금돼왔다.
경찰은 2014년 다크웹에서 한 아동음란물 저장소를 발견한 후 용의자를 추적해왔으나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작년 8월 음란물 사진의 배경이 브리즈번의 한 보육원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일단 세 건의 범죄 혐의로 A를 검거했으며, 이후 A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면서 범행의 전모를 파악해나갔다.
A는 자신의 모든 성범죄 행위를 촬영해 총 4000장 이상의 사진과 동영상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모두 사춘기 이전의 어린 소녀였으며, 1살짜리 아기도 포함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 피해자 중 일부는 현재 18세가 넘었다.
경찰은 피해자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4명의 경우 A가 해외에서 일할 때 당한 것으로 보고 사실 확인을 위해 국제수사기관과 협력 중이다.
저스틴 고프 연방경찰청 차장은 “경찰 생활을 40년 넘게 하면서 본 가장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라며 “피해 부모와 아이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범인이 아이들에게 저지른 범죄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짓”이라며 “오랫동안 경찰에 봉직하며 사건으로부터 충격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지만, 이번 사건은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A의 여죄를 조사한 후 추가 사법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사건에 대한 재판은 오는 21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