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그가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는 첫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재차 제기됐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패트릭 라밧 셰리프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운티 검찰이 수사 중인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될 경우 ‘특별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턴 카운티의 패니 윌리스 검사장이 이달 중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임을 시사한 상황에서 기소 시 그에게 머그샷 촬영 면제 등의 ‘혜택’을 주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라밧 셰리프는 “만약 누군가가 다른 견해(특별대우)를 밝힐 경우 우리는 일반적인 관행을 따를 것이며, 사회적 지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다만 트럼프가 조지아주 당국에 의해 기소되더라도 전·현직 대통령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비밀경호국이 개입해 머그샷 촬영은 면제해주도록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번에 머그샷 촬영 위기를 초래한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직후인 2021년 1월 초 조지아주 선거관리를 책임지는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라며 회삿돈으로 입막음 돈을 주고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3월 뉴욕주 검찰에 기소됐을 때도 머그샷을 찍을 뻔했으나 그때는 촬영을 모면한 바 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 보관과 관련해 두 차례 기소된 데 이어 2021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인 ‘1·6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 뒤집기 모의 및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1일 추가 기소됐다. 여기에 더해 풀턴카운티의 대선 결과 번복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추가 기소에 대한 입장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박해의 무법성은 1930년대 나치와 구소련, 그리고 다른 권위주의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선’을 넘은 ‘트럼프 구하기’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라밧 셰리프는 자신과 다른 직원들이 신변 안전 위협을 담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수십 건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