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세포’ 주인, 72년 만에 보상 받는다

본인 모르게 채취·증식된 종양세포가 연구에 사용되면서 세계 의학 발전에 기여하게 된 미국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1920~1951·사진)의 유족이 보상을 받게 됐다.

1일 BBC에 따르면, 랙스의 유족과 미국 매사추세츠주 기반 바이오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이 전날 보상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보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볼티모어에 살던 랙스는 1951년 복부 출혈 등으로 존스홉킨스 병원을 찾았다. 당시 병원 산부인과 의사들은 랙스의 자궁경부에서 커다란 종양을 발견했고, 환자 동의 없이 종양세포 샘플을 연구실로 보냈다. 이 세포는 무한 증식돼 전 세계 실험실에서 소아마비 백신 개발과 에이즈(HIV)·암·불임 등의 연구에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불멸의 세포’라는 별칭도 얻었다. 랙스는 병원을 찾은 지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유족은 랙스 사망 수십 년 뒤 세포가 무단으로 이용된 사실을 알았고, 세포를 증식해 판매한 써모피셔가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며 2021년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랙스가 겪은 착취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최근 미국 상원에는 랙스에게 의회 황금훈장을 수여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