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결정적 증거 내세워 여론 몰이에 활용…’이중개표·투표가방 바꿔치기’ 모두 거짓으로 판명”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개표 부정이 있었다며 공개했던 비디오가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면서 거꾸로 트럼프에게 불리한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3일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 조지아 수사국(GBI) 수사관들과 주 국무장관실 관계자들은 이 비디오를 정밀 감식하고 선거관리 요원과 공화당 참관인들을 대상으로 수사한 끝에 이중 개표에 쓰였다고 주장한 가방은 공식 투표함이었고, 투표용지는 한 번만 카운트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사기 혐의로 피소된 두 명의 선관위 직원에 대한 혐의를 기각했다.
비디오는 2020년 애틀랜타 다운타운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진행된 개표 장면을 찍은 것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 비디오를 선거관리 요원과 개표 참관인들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에 공개, 선거 부정론을 확산시키는 데 사용했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는 이 비디오를 보수 매체에 퍼뜨려 선거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주장을 퍼뜨렸고, 트럼프는 이 비디오를 근거로 조지아 공화당 의원들에게 특별의회를 소집해 선거를 뒤집으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JC는 연방 하원의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선거운동본부 직원들과 계약업체 관계자 등과의 인터뷰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들은 폭스뉴스 등을 통해 광고를 내고, 조지아 뿐 아니라 타주 지지자들에게 선거가 어떻게 도난당했는 지를 확인하는 자료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선거운동본부 직원들은 트럼프가 더 선동적인 언어를 요구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아니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 법률팀은 ‘전략적 의사소통계획’이라는 캠페인의 하나로 라디오, 소셜미디어 등을 동원해 시민들이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 개표 결과를 무시하고 트럼프를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으로 인정하라고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선거운동 본부는 또 조지아 지지자들에게 당시 데이비드 랄스턴 주 하원의장과 마이크 듀건 상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증거를 듣고, 거짓 진술을 바로 잡고, 인증 취소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도록 요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이 메시지를 새해 첫날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으며 6일 의사당 난입 직전 지지자들에게 “선관위 직원들이 탁자 밑에서 투표용지 가방을 꺼냈다”며 지지자들을 흥분시키는 데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앤서니 마이클 크라이스 조지아 주립대 법학 교수는 “선거가 도난 당했다고 느끼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광란에 휘말리거나 의사당을 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공 기자